우랄산 원유는 ‘반값’ 세일 중?…러시아 정부 재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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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국제 유가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러시아가 원유 수입 국가들로부터 가격 할인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문은 올해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7~8% 줄고 우랄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정도를 유지할 경우, 러시아 정부의 재정 수입은 애초 예상치보다 23% 가량 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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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가격보다 48%까지 낮은 가격에 수출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국제 유가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러시아가 원유 수입 국가들로부터 가격 할인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의 올해 재정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9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우랄산 원유 가격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국제 기준 가격인 북해산 브렌트유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엔 48%나 낮은 배럴당 44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에너지 자료 분석 업체 ‘아거스’ 등의 자료를 인용해, 브렌트유와 우랄산 원유의 가격 차이가 최근 배럴당 35~40달러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런 격차는 지난해 2월보다 10배 정도 큰 것이라고 전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3월 배럴당 125달러 이상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85달러 정도로 떨어진 뒤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문은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의 주요 원유 수입국들이 가격 할인 압박을 가하면서, 러시아가 지난해 한해 동안 입은 손실이 500억달러(약 61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러시아 전체 수출 목표액의 12%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벤 카힐 선임연구원은 “이런 가격 격차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와 유가 상한제가 겹쳐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가 수출 물량을 확대해도, (서방으로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방은 원하는 바 곧 러시아의 수출액은 줄되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 가격은 러시아가 올해 국가 예산 마련의 기준으로 삼은 배럴당 70달러의 63% 정도에 불과하다. 러시아 정부는 원유 가격이 70달러일 경우, 올해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문은 올해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7~8% 줄고 우랄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정도를 유지할 경우, 러시아 정부의 재정 수입은 애초 예상치보다 23% 가량 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원유 수출 가격이 35달러까지 떨어지면 재정 수입 손실액은 45%까지 커질 전망이다. 러시아가 원유와 가스 수출로 얻는 세수는 러시아 전체 예산의 40% 가량이다.
원유 수출 전망이 날로 어두워지자, 러시아 정부 내에서는 수출 가격 할인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는 최근 가격 할인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내각에 가격 할인이 재정에 문제를 유발하지 않게 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인도와 중국의 입김이 여전히 커서, 가격 할인 폭을 줄이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의 게오르크 차흐만 선임연구원은 “얼마 남지 않은 러시아 원유 수입국들이 시장 지배력을 발휘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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