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혁 선언 2년…기아 '형'보다 나은 '아우'됐다
작년 유럽 판매·점유 사상최고
美선 69만대 팔아 역대 두번째
국내선 신차등록 승용차수 1위
"새로운 로고·디자인·사명이 적용된 올해를 '기아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한다."
2021년 2월 송호성 기아 사장(사진)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선언이다. 그는 "차 제조·판매를 넘어 혁신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기아를 자리매김시킬 것"이라며 강조했다. 전달에 진행한 31년 만의 사명 변경이 가장 큰 기폭제였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송 사장이 대변혁을 선포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 부임한 송 사장은 전기차·모빌리티 솔루션과 서비스·목적기반차량(PBV)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전략인 '플랜S'를 발표했다. 부임 첫해에 코로나19로 판매 부진을 겪었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제적인 변화에 나섰다.
송 사장은 2026년 386만대, 2030년 400만대를 글로벌 판매 목표로 정했다. 친환경차의 경우 2030년에 52%까지 판매 비중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을 비롯해 매년 2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14개 차종으로 구성된 라인업을 구축한다. 전기차 판매 목표는 2026년 80만대, 2030년 120만대다. 2030년까지 PBV 브랜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이러한 전략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기아는 지난해 유럽에서 전년보다 8% 증가한 54만2423대를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현대자동차(51만8566대)를 넘어섰다. 유럽 시장 점유율도 기아(4.8%)가 현대차(4.6%)를 앞질렀다. 기아로서는 판매 대수와 점유율 모두 역대 최고치다. 미국에서도 기아는 69만대를 판매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친환경차 판매 증가율이 136%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신차 등록 승용차 대수에서 한국 브랜드 1위를 차지했고, 국산차 1위도 기아의 쏘렌토였다.
현재까지 스포티지와 씨드, K3 등 기존 내연기관 차량이 기아 실적의 중심에 있었다면, 이제는 첫 전용 전기차인 EV6가 상을 휩쓸며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V6는 '2023 북미 올해의 차'와 '2022 유럽 올해의 차' 등 세계 3대 '올해의 차' 중 두 곳에서 수상을 했다. 올해 출시할 EV9도 영국 '왓 카 어워즈'에서 '가장 기대되는 차'로 뽑히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기아는 현대차보다 높은 수준의 재고와 인센티브를 유지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현대차보다 더 낮은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기아의 브랜드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갔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졸업생 95% 해외명문대 합격…“교과서 없이 토론으로 수업” - 매일경제
- “제발 우리 아파트 좀 사주세요”…금융위기 때보다 집 팔기 힘들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치즈버거 주문할게요“…바이든, 햄버거 가게에 전화한 이유 - 매일경제
- 연차 붙이면 최장 12일의 황금 휴가…가능한 시기는 언제? - 매일경제
- 시동 건 목동 재건축…노른자는 5·7단지, 가성비는 12단지 - 매일경제
- “우크라이나 용병을 왜 여기서 모집해?”…러시아 우방도 ‘발끈’ - 매일경제
- [속보] 전장연, 삼각지역 탑승 시위...4호선 상행 30여분 지연 - 매일경제
-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해외주식 떠난 서학개미도 이 종목은 샀다 - 매일경제
- 직원들은 잘릴까봐 덜덜 떠는데…콘서트 즐긴 최고경영진들 - 매일경제
- 오지환 역대 유격수 최고액 사인, 윈-윈 계약으로 평가받는 이유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