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구룡마을 화재 현장 방문 “촘촘히 대책 마련”
여야 지도부는 20일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화재 피해를 입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계획했던 서울역 귀성인사를 취소하고 구룡마을 화재현장을 방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스위스에서 “화재 진압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린 후 여당이 일사분란하게 구룡마을 화재에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정 위원장은 구룡마을에서 “지난 연말 국민의힘이 연탄 봉사를 한 장소”라며 “따뜻하게 겨울 나시라고 신신당부하고 헤어졌는데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 현장을 둘러본 후 “전소돼서 뭐 하나 건질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피해와 복구 문제를 관계기관과 협조해 촘촘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에게는 인근 호텔 등 이재민 임시 숙소 준비 현황을 물은 후 “(이재민들이) 따뜻하게 설 명절을 나실 수 있도록 조처를 해주시라”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또 “소방당국과 의용소방대가 기민하게 주민들을 깨워 인명피해가 나지 않아 너무 다행”이라며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구룡마을을 찾았 화재 진압 현장을 둘러봤다. 이 대표는 ‘건축물이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져서 화재를 진압하기 어려웠다’는 소방당국의 보고를 받고 “인명 피해가 없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어려운 환경에서 주민과 소방관들이 고생했다”며 “사고 수습을 잘해야 할 텐데 (강남)구청이 잘 챙겨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화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과잉대응이란 없다”며 “주택밀집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상당한 재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사고 수습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의당은 “재해조차도 가난한 자에게만 유독 더 크게 다가온다는 것을 오늘의 화재가 보여주고 있다”며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재랑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타워팰리스 건너편 판자촌과 쪽방이 즐비한 개포동 구룡마을은 화려한 도시 서울의 어두운 이면”이라며 “좁은 면적 내에 다가구가 밀집해 있는 까닭에 여름철에는 강남에서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가장 잦고 이미 큰 화재도 여러 차례 일어난 곳”이라고 지적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7분쯤 구룡마을 4지구에서 난 불이 주변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주택 약 60채, 총 2700㎡가 소실되고 44가구에서 이재민 62명이 발생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부터 도시 내 생활터전을 잃은 철거민들이 구룡산과 대모산 자락에 모이면서 형성됐다. 비닐과 합판, ‘떡솜’이라는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어진 판잣집이 밀집해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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