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정이' 故강수연의 유작이 좋은 의미와 메시지를 담아서 더없이 감사한 작품 ★★★

김경희 2023. 1. 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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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는 폐허가 되고 인류는 우주에 새로운 터전 '쉘터'를 만들어 이주한다.

하지마 새로운 기회였던 '쉘터'에서도 내전이 발발해 인류는 다시 위기에 직면한다.

수십 년째 이어지는 내전에서 '윤정이'(김현주)는 수많은 작전의 승리를 이끌며 전설의 용병으로 거듭난다.

35년 후, '정이'의 딸 '윤서현'(강수연)은 '정이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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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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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는 폐허가 되고 인류는 우주에 새로운 터전 ‘쉘터’를 만들어 이주한다. 하지마 새로운 기회였던 '쉘터'에서도 내전이 발발해 인류는 다시 위기에 직면한다. 수십 년째 이어지는 내전에서 ‘윤정이’(김현주)는 수많은 작전의 승리를 이끌며 전설의 용병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되고, 군수 A.I. 개발 회사 크로노이드는 그녀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A.I. 전투 용병 개발을 시작한다. 35년 후, ‘정이’의 딸 ‘윤서현’(강수연)은 ‘정이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힘쓴다. 끝없는 복제와 계속되는 시뮬레이션에도 연구에 진전이 없자, 크로노이드는 ‘정이’를 두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이를 알게 된 ‘서현’은 ‘정이’를 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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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지옥' '반도' '부산행' 등 늘 신선한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소름돋게 구현해내는 능력으로 관객과 시청자를 놀래킨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늘 초현실적인 소재를 다뤄온 연상호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SF 장르를 다루며 그가 보여주는 미래에는 좀비 말고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를 기대하게 했다.

이 작품을 기대하게 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강수연의 출연이다. 지난해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강수연의 유작이자 그의 11년만의 영화 복귀작이었던 '정이'는 생전의 가장 마지막 모습을 담은 작품이 될 것이다. 평생을 한국영화를 위해 일해온 강수연이기에 우리나라 영화의 미래를 이끌어 갈 스태프들과 어떤 미래적 영화를 만들었을지, 그가 만약 살아 있었다면 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을 것 같다.

'정이'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바로 연상호 감독의 전작 '지옥'의 출연진인 김현주, 류경수, 이동희가 '연니버스'(연상호 감독의 작품속 세계관)의 일환으로 '정이'에도 출연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옥'에서의 캐릭터와는 다르며 '지옥'의 세계관이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쩐지 비슷해 보일수도 있는건 당신이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 너무 빠져있기 때문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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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영화를 보며 가장 놀라게 되는 건 캐릭터의 의외성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강수연, 김현주의 관계성이 작품 속에서는 의외의 설정으로 보여진다. 40대가 넘은 딸로 강수연이 등장하고, 그녀의 엄마로 김현주가 등장한다. 외관상 강수연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엄마의 이유는 바로 김현주가 35년 전 전쟁중 뇌사상태에 빠졌고, 그의 뇌를 복제해 엄마의 모습과 똑 닮은 A.I가 끊임없이 만들어졌기 때문.

시작부터 놀라운 상상력과 배경을 바탕으로 한 '정이'는 김현주가 이끌어가는 엄청난 전투장면으로 이 영화가 SF장르임을 입증해낸다. 로봇과의 끊임없는 정쟁을 치르는 미래 인류를 김현주는 온 몸으로 보여준다.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헉!하고 놀라게 되는 엄청난 반전과, 가슴 깊이 무겁게 내려앉는 정서들이 있다. 캐릭터의 반전 뿐 아니라 작품에서 느껴지는 결에서도 한차례 반전을 가져오며 영화 '정이'에 대해 왜 연상호 감독이 '멜로영화'라고 주장하는 지를 이해하게 된다.

비주얼적으로 사이버 펑크 장르를 표방한 로봇과 실내 인테리어, 그리고 마치 '터미네이터'를 연상케 하는 어딘지 익숙한 음악 들은 '정이'가 낯선 미래가 아닌 친숙한 미래라는 느낌을 주며, 결정적으로 '모성애'를 놓고 심오한 깨달음을 안겨준다. 실제 내 엄마는 병상에 식물인간으로 누워있고 엄마를 똑 닮은 로봇은 눈 앞에서 움직이는데, 엄마를 닮은 로봇이 보여주는 나를 보호하려는 행동은 과연 진짜 모성일까? 기억의 흔적일까?

단순히 SF라는 장르로만 '정이'를 논하자면 어쩌면 실망스러울수도 있다. 로봇이나 미래 세계가 세련되지 않고 촌스러울수도 있으니. 하지만 '정이'의 진짜 매력은 메시지와 여운에 있다. 인간성이란 과연 무엇일지, 우리가 인격을 어떤 식으로 등급메길수 있는지, 인간의 존엄성이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해 영화를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의 여운에 깊이 빠져들게 하는 건 순전히 강수연 덕분이다. 그녀의 연기는 그저 캐릭터를 넘어서 시청자의 마음 속에 쉽게 잊혀지지 않는 메시지로 각인이 된다. 요즘 배우들의 연기와 달리 고전적인 강수연의 연기는 그녀가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 뭐가 있을지 눈여겨 바라보게 하고,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하게 한다.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앉아 안방에서 '정이'를 감상해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기를 추천한다.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정이'는 바로 지금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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