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설화’ 유감·해명 없는 귀국길…빛바랜 ‘경제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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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박8일간의 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20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 새해 첫 순방에서 대통령실은 국외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었으나, 아랍에미리트 일정 중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으로 한국-이란 간 외교 갈등이 격화하면서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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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6박8일간의 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20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 새해 첫 순방에서 대통령실은 국외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었으나, 아랍에미리트 일정 중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으로 한국-이란 간 외교 갈등이 격화하면서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스위스 취리히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소 이란 쪽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오해가 풀린다면 정상화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아부다비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장병들에게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16일 “현재의 한-이란 양자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는데, 이날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며 이란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오해했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한 이란대사를 통해 나온 여러가지 입장문 등을 보니까 동결 자금 문제, 윤 대통령의 핵 관련 발언, 핵무장 관련 발언 등을 문제 삼는 것을 보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해했기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고, 오해였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증명됐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의 직접 해명이나 유감 표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윤 대통령 순방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의 300억달러(약 37조600억원) 투자 약속을 받아내고 △48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교류한 점을 구체적인 성과로 꼽았다. 귀국길에 오른 윤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모든 일정의 중심을 경제에 두고 우리 경제인들과 함께 뛰었다”, “새로운 지도를 만들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이번 순방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중소·중견기업 최고경영자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향후 이어질 순방에도 이들이 동행하게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앞으로 외교도 경제를 중심으로 해야 된다’며 가급적이면 경제인들과 경제사절단과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취리히/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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