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에 '10억' 준 사업가 "빨대 꽂은 것처럼 돈 달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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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 등 10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사업가 박모씨가 "(이정근 전 부총장이) 빨대 꽂고 빠는 것처럼 돈을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2020년 3월 5000만원을 이 전 부총장에게 송금한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자 박씨는 "피고인(이 전 부총장)이 돈 달라고 정말 지겹게 졸랐다"며 "정치자금은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건(이 전 부총장의 경우)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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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 등 10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사업가 박모씨가 "(이정근 전 부총장이) 빨대 꽂고 빠는 것처럼 돈을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총장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부총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 박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박씨는 검찰이 이 전 부총장과 처음 만난 경위를 묻자 "아는 사람의 소개로 2019년 만나게 됐는데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언니·동생 할 정도로 친한 관계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부총장이 박영선 전 장관에게 인사하려면 2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냐"고 하자 박씨는 "몇천만원을 좀 더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전 부총장을 두고 "저와 만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빨대 꽂아 빠는 것처럼 돈을 달라고 했다"며 "문자 보면 아시겠지만 저한테 훈남오빠, 멋진 오빠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빨대 꽂아 간 거다"라고 했다.
이날 검찰은 박씨와 이 전 부총장이 나눈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오늘 몇 개(몇천)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 오빠"라고 문자를 보내며 박씨에게 여러 차례 돈을 요구했다.
박씨는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이 전 부총장 남편 명의의 경북 청송군에 있는 임야를 매수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도 답했다. 그러나 그는 "직접 매수하지는 않았다"며 "제가 돈을 줬으면 그 땅을 내게 주거나 담보를 잡혔어야 했는데 주지도 않고 담보도 안 잡혀 돈이 정치자금 성격으로 붕 떠버렸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2020년 3월 5000만원을 이 전 부총장에게 송금한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자 박씨는 "피고인(이 전 부총장)이 돈 달라고 정말 지겹게 졸랐다"며 "정치자금은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건(이 전 부총장의 경우)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이 "이 전 부총장이 내 뒤에 송영길 의원, 노영민 실장, 성윤모 장관 이런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 전 부총장은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청탁 명목으로 박모씨로부터 9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선거비용 명목으로 3억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수수 금액을 총 1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 전 부총장은 지난 13일 1차 공판에서 "일부 금전을 받은 사실과 청탁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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