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저가매수 기회”...해외주식 떠난 서학개미도 이 종목은 샀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1. 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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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건물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승용차들.[사진제공=연합뉴스]
새해 들어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대거 순매수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이 감소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테슬라에는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뉴욕증시 첫 개장날인 지난 3일부터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2억6440만달러(한화 326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테슬라는 해외주식 전체 종목 중 압도적인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순매수 2위는 뉴욕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일일 상승폭의 3배를 거꾸로 추종하는 ETF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Shares(SOXS)’였는데, 9813만달러(한화 1212억원)를 순매수해 테슬라의 약 3분의 1 수준이었다.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가운데 테슬라에 매수세가 집중된 건 이례적이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액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화증권 결제와 보관금액 보다 20% 넘게 급감했다. 지난해 예탁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3755억3000만달러로 전년(4907억1000만달러) 대비 23.5% 감소했다. 외화증권 결제가 감소한 것은 예탁결제원이 2011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에 매수세가 몰린 건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테슬라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백슬라’로 추락했다. 올해 개장날에는 12% 넘게 폭락하며 100달러선 붕괴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액면분할 당시 300달러 정도로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전날(19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25% 내린 127.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투자은행에서는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330달러에서 250달러로 낮췄고 웨드부시증권(250→175달러), 도이치뱅크(355→270달러) 등도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투자업체 구겐하임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강등했다. 목표주가는 89달러로 제시해 테슬라의 주가가 100달러선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겐하임은 “테슬라가 큰 폭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던 만큼 4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270달러로 20% 하향 조정했다. 다만 현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상태로 판단해 업종별 ‘톱픽’ 의견을 유지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기 둔화의 폭이 중요하겠으나 현 주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평균 판매 가격이 18% 하락하는 것을 가정해도 판매량 증가, 원가 절담 등으로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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