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물에 잠기고 덥고 가물고 추웠던 2022년, 기후변화 영향”

김현종 2023. 1. 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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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1년 내내 가뭄·폭우·고온·한파 등 이상기후 현상이 두루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전국 강수량은 2.6㎜로 평년(17.6~26.8㎜)의 10.8% 수준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전에 안정적으로 나타나던 기후 패턴이 극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인도·파키스탄의 폭우, 북미 폭설, 대만 한파 등 전 세계적으로 기상 이변이 빈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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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가 들이닥친 지난해 9월 6일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압연라인 공장이 물에 잠겨 있다. 포항제철소 제공

가물었던 1월, 역대 가장 더웠던 봄, 태풍과 폭우가 몰아쳤던 9월….

지난해는 1년 내내 가뭄·폭우·고온·한파 등 이상기후 현상이 두루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전국 강수량은 2.6㎜로 평년(17.6~26.8㎜)의 10.8% 수준이었다. 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은 양이었다.

또 3~5월 봄철 전국 평균 기온은 13.2도였는데 평년보다 1.3도가 높아 역대 가장 더웠다. 특히 5월엔 기압골이 주로 북쪽으로 이동하며 저기압의 영향을 적게 받아 강수량과 강수일수, 상대습도가 각각 5.8㎜, 3.3일, 57%로 역대 최소였다. 5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96.3㎜나 적었다.

이때 시작된 기상가뭄은 여름철 중부지방에 집중 호우가 내리며 대부분 해소됐으나, 호남지역은 강한 고기압대가 형성돼 비가 오지 않아 아직까지도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초여름인 6월 평균 기온은 22.4도로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높았다. 특히 서울·수원·춘천 등 15개 지역에서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6월에 열대야가 관측됐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서쪽에서 접근하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한반도로 강하게 유입된 결과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 위로 지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최주연 기자

가을인 9월에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덮쳤다. 포항엔 9월 6일 하루에만 342.4㎜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 탓에 도시와 제철소, 공장이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은 '힌남노'가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태풍이었다고 설명했다.

11월엔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평년보다 약해서 낮 기온이 크게 올랐다. 11월 평균 최고기온은 16.5도였는데, 평년보다 2.9도나 높아 역대 가장 더웠던 것으로 기록됐다. 전국 평균기온도 9.6도로 평년보다 2도 높았으며 관측 이래 4번째로 더웠다.

12월엔 찬 기압골이 우리나라 북쪽에 폭넓게 자리 잡으며 기온이 급강하했다.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4도로 평년보다 2.5도 낮았다. 관측 이래 가장 추웠으며, 그 결과 서울 한강은 평년보다 16일이나 빨리 얼었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 주변 한강이 얼어 있다. 한강 얼음은 평년보다 16일 빠르게 관측됐다. 뉴시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전에 안정적으로 나타나던 기후 패턴이 극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인도·파키스탄의 폭우, 북미 폭설, 대만 한파 등 전 세계적으로 기상 이변이 빈발했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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