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ROTC 훈련장에 커피차 12대 보낸 까닭은
지난 17일 충북 괴산군에 있는 교육부대 육군학생군사학교에 ‘커피차’ 12대가 도착했다. 영화·드라마 촬영지나 여러 행사장에서 커피와 간단한 간식을 제공하는 커피차가 군부대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이곳에선 전국 각 대학에서 온 학군사관후보생(ROTC) 3000명이 동계훈련을 받고 있었다.
이날 4300명분 커피와 핫도그를 제공한 커피차를 보낸 곳은 HD현대였다. 회사 관계자는 “방산기업으로, 군의 중추 역할을 하는 ROTC 지원율이 하락한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느껴 후보생들을 응원하기 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커피차 격려 이벤트는 ROTC 출신 정기선 HD현대 대표의 평소 ROTC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차에는 ‘예비장교 여러분의 무사 임관을 응원합니다’라는 응원 메시지와 함께 ‘HD현대 대표이사 사장 정기선(ROTC 43기) 드림’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현수막이 붙었다.
정 대표는 2005년 ROTC 43기, 육군 소위로 임관해 경기도 파주 제701특공연대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중위 전역했다. 정 대표뿐 아니라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ROTC 13기로 군 생활을 마쳤다. 이날 입간판에는 ‘후배님들, 건강히 훈련 잘 마치세요’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최근 ROTC 지원이 급감하는데 아쉬움을 느끼고 후배 예비장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1만여명을 넘었던 ROTC 지원자는 최근 7000명대로 하락했다. 2015년 4.5대 1이었던 경쟁률은 작년 2.4대 1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병사 복무 기간이 단축되고 월급이 인상되면서 장교 복무의 장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HD현대는 다음 달 7일까지 상반기 전역장교 특별채용도 진행 중이다. HD현대는 “방산사업을 하는 기업으로서 장교 출신 채용을 확대하는 등 초급장교 육성에 적극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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