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소송은 이겼는데… ‘깡통’ 이스타홀딩스에 230억원 받을까

정재훤 기자 2023. 1. 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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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두고 불거진 이스타홀딩스와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이스타홀딩스의 자금난으로 계약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후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대동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2020년 9월 계약금과 소송 비용 등 234억500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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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두고 불거진 이스타홀딩스와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이스타홀딩스의 자금난으로 계약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이 회생 절차에 돌입한 뒤 경영실적이 ‘0′이나 다름없고, 최근 자본 규모도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강민성 부장판사)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낸 금전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스타홀딩스가 계약금과 소송 비용 등 230억원을, 대동 인베스트먼트가 4억5000만원을 제주항공에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제주항공(왼쪽)과 이스타항공(오른쪽) 소속 항공기.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스타항공의 전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의 지분 497만1000주(51.17%)를 약 54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이스타홀딩스와 인수·합병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스타홀딩스 측에 115억원을 이행보증금(계약금)으로 지급했다. 이스타홀딩스는 115억원 중 100억원을 이스타항공에 전환사채(CB) 형태로 재투입했고, 이스타항공은 이를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하늘길이 막히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하자 두 회사는 체불임금 등 비용 책임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게 됐다. 결국 제주항공은 감당해야 할 불안요소가 많다고 판단해 2020년 7월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

이후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대동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2020년 9월 계약금과 소송 비용 등 234억500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이스타홀딩스 등은 이듬해 4월 매매대금 약 50억원을 지급하라며 맞소송을 냈으나 이번 1심 선고를 통해 기각됐다.

현재 이스타홀딩스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재판부 판결대로 제주항공에 230억원을 지급할 능력이 되는지 불투명하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겪다 지난 2021년 2월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2021년 11월 이스타항공을 인수했고, 지분 39.6%를 보유한 대주주 이스타홀딩스를 포함한 기존 주주의 주식은 모두 무상 소각됐다.

또한 성정은 최근 다시 지분을 모두 사모펀드(PE)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넘겼다. 현재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은 분리된 상태로, 사실상 이스타홀딩스가 230억원을 끌어올 곳간도 없는 셈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지분 관계가 전혀 없는 별도의 법인이다. 이스타항공은 이 소송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스타홀딩스가 재무제표를 마지막으로 공시한 2018년 기준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의 자녀 이원준·이수지 씨가 각각 지분 66.7%, 33.3%를 소유한 상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이스타홀딩스가 재무제표를 마지막으로 공시한 2018년 기준 이스타홀딩스의 자산은 103억원, 자본은 57억원에 불과하다. 법인 등기부등본상 주소도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아파트로 등록된 상태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의 자녀 이원준·이수지 씨가 각각 지분 66.7%, 33.3%를 들고 있었다.

제주항공은 법률적 검토를 통해 인수 계약금 반환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홀딩스는 현재 소멸한 법인이 아니며, 판결이 선고된 소송은 계약금 및 손해배상 반환을 위한 기본적인 절차”라면서 “반환의 주체인 피고가 명확히 존재하는 만큼 관련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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