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의혹’ 김성태 전 회장 구속…수사 걸림돌은?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3. 1. 20. 13: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원“증거 인멸 우려 있어” 영장발부
金, 대북 송금·법인카드 제공만 인정
비자금엔 “자금 흐름 모른다” 한 발 빼
캄보디아서 잡힌 수행비서 ‘키맨’ 기대
檢, 총력전… 내달 5일까지 수사 유력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 ‘키맨’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사촌 형인 양선길 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일 구속됐다. 구속 연장 포함 최대 20일간 구속 수사 발판을 마련한 검찰은 설 연휴 기간에도 이들을 불러 불법 자금 조성과 사용처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횡령 배임 등 7개 혐의에 대해 일부 혐의를 제외한 대부분은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쌍방울 그룹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김 전 회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회사자금 횡령, 배임(비상장 회사에 대한 부당 지원), 뇌물공여(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외국환관리법 위반(대북 송금), 증거인멸교사( PC 교체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전 회장은 체포영장 시한 중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한 사실, 대북 송금 일부 금액만 인정했다.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식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다른 모든 혐의의 출발선인 배임·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자금 조성·흐름 등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잘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해 수사팀을 곤경에 빠뜨렸다.

일단 검찰은 2개 수사팀을 총가동해 김 전 회장이 일부 인정한 대북 송금과 뇌물 공여 혐의를 촘촘히 수사하고, 불법으로 제공된 자금의 사용처를 파악하고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전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때 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강도도 높인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에 대한 구속기간을 연장해 2월 5일까지 구속 수사할 예정이다.

걸림돌도 적지 않다. 김 전 회장이 회사자금 비자금 조성 의혹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 사실상 태국에 체류 중인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 김 모 씨에게 화살을 돌리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의 매제이자 쌍방울그룹의 자금 형성 설계·운영 등 그룹 자금 전반을 관리해 ‘금고지기’로 불리는 김 씨는 지난해 말 태국에서 검거됐으나 현재 태국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했다. 김 씨는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에 있는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 전 회장, 양 회장과 함께 귀국을 결심했으나 돌연 귀국 의사를 철회하고 송환 거부 재판을 재개하겠다고 나서, 김 전 회장 측과 사전에 모종의 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현 상황에서 김 씨가 귀국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심이 끝까지 진행돼 선고가 내려지려면 3월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가 항소할 경우 재판은 최소 6월 까치 이어질 전망이다. 길면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 전 회장과 해외로 도피했던 수행비서 박모 씨가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과 태국에 머물며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거 당시 김 전 회장이 사용했던 휴대전화 등 물품이 발견돼 수사팀에 힘이 실렸다. 검찰은 이 휴대전화에 김 전 회장의 통화기록 등 증거인멸교사를 비롯한 여러 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담겼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조기 송환이다. 금고지기 김씨처럼 현지에서 소송으로 대항할 경우 구속기간 내 조사는 힘들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고지기와 수행비서가 조속히 송환되면 수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조기 송환과 함께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홍구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사진=얀합뉴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