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장애인, 점자블록 따라가다 계단서 참변…“안내장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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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해선 교대역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계단으로 추락해 숨진 가운데 유족과 장애인 단체가 이동 동선에 맞지 않는 승강장 설계와 안전장치 미흡 등을 지적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UD환경팀장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계단추락은 자주 일어나는 사고 유형 중 하나"라며 "이 때문에 승강장을 설계할 때 계단과 승강기로 이동하는 동선을 분리해 설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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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면 계단 안 보여 위험”
“계단, 승강기 이동 동선 분리해야”
코레일 “안전시설물 설치 신중히 검토”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부산 동해선 교대역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계단으로 추락해 숨진 가운데 유족과 장애인 단체가 이동 동선에 맞지 않는 승강장 설계와 안전장치 미흡 등을 지적했다.
동해선 교대역은 승강기가 복도 끝에 위치해 계단 옆 좁은 통로를 지나야 하는 등 장애인에게는 다소 위험한 구조로 설계됐지만, 기본적인 안전·안내 장치는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전 폐쇠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승강기로 이동하기 위해 시각 장애인용 점자블록을 따라가다 계단에서 추락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시야가 낮아진 상태에서 점자블록을 따라가다 계단을 보지 못하고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은 “아버지가 점자 블록이 휠체어 바퀴에 걸리니 두 바퀴 사이에 블록을 두고 이동하는 습관이 있는데 바닥을 신경 쓰다 점자블록 끝이 계단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 한 것 같다”고 했다.
평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휠체어 높이의 시야에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고 설명했다.
휠체어를 타고 출퇴근하는 송성민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휠체어를 탄 사람은 시야가 낮아 전방 계단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며 “일반인은 실수로 진입을 잘못하면 넘어지는 정도지만 이들에게는 실수가 곧 생명과 연결되기 때문에 안전하게 동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계단 추락사에 대한 수치화된 통계를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도시철도 등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 유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UD환경팀장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계단추락은 자주 일어나는 사고 유형 중 하나”라며 “이 때문에 승강장을 설계할 때 계단과 승강기로 이동하는 동선을 분리해 설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 단체와 전문가들은 어르신이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승강기를 안전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편의시설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통약자가 지하철 승강기를 안전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바닥에 동선 유도 스티커를 부착하는 ‘세이프로드’ 사업이 진행됐지만, 서울역과 서울 도시철도 9곳에 설치됐을 뿐 부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다시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다른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겪을 수 있는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과 관계 기관의 관심을 요구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내문이나 안전시설물 설치는 전국적으로 같은 기준을 가지고 통일한 장치가 마련돼야 하는 문제로 판단한다”며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설치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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