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가 심은 한-UAE 관계, 尹정부서 결실…'제2 중동붐' 시동
尹, 文정부 '탈원전 후폭풍' 복원 신뢰 구축…MB "큰 성과 거뒀다"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2년차 첫 순방에서 일궈낸 대표적 성과는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달러 투자 유치다. UAE가 단일 국가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14년 전 이명박(MB)정부가 바라카 원전 건설과 아크부대 창설을 통해 심었던 양국 협력 관계가, 윤석열 정부에 들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300억달러(약 37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UAE 국부펀드가 한국에 3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공약은 양해각서(MOU)가 아닌 양국 정상 공동성명서에 명기됐다.
'300억달러' 투자는 UAE의 역대 국가 간 투자 중 최대 규모다. UAE는 앞서 영국 100억파운드(약 15조원), 중국 50억달러(약 6조2000억원), 프랑스 15억유로(약 2조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는데, 한국에 대한 투자 규모는 이들 세 나라의 합보다 많다. 뜻밖의 파격적인 투자에 우리 정부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300억달러 투자를 결정한 이유로 '신뢰'를 언급했는데, 양국 인연은 2009년 한국 최초의 수출 원전인 '바라카 원전' 수주를 따냈던 MB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라카 원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자원외교'의 최대 결실로, 양국 원전 협력의 상징으로 불린다.
바라카 원전은 UAE 바라카 지역에 한국형 원전 'APR 1400' 4기(총발전용량 5600㎿)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수주해 2012년 착공했다. 1·2호기는 이미 준공돼 상시 가동 중이며, 3호기는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수주 금액은 186억달러(약 20조원)으로 단일 규모로는 최대 플랜트 수출 사업이다.
원전 건설은 고도의 안정성을 요구하고 주변 환경 요인의 영향을 받기 쉬워 준공일이 예정보다 늦기 일쑤다. 하지만 한국 측은 14년간 약속한 기일과 예산 범위 내에 원전 건설을 추진해 UAE 측의 깊은 신뢰를 받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모하메드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이라고 극찬한 배경이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UAE로부터 300억달러 투자 유치를 약속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큰 성과를 거뒀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순방 기간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측근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이 (300억달러 투자 유치에 대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한-UAE 신뢰 관계를 복원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한-UAE 관계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바라카 원전 건설과 아크부대 창설을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졌지만,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점차 소원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중점 추진하면서 한-UAE 관계가 크게 휘청였다.
이 고문은 "이명박 정부가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고 아크부대를 보내서 UAE와 깊은 신뢰를 맺었는데, 그 후에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는 지역 투자라든가 경제적 교류가 많이 줄었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 때는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더했다"고 평가했다. 이 고문은 MB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냈다.
윤 대통령은 '제2의 중동붐'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UAE로부터 이끌어낸 투자는 원전과 방산, 수소·태양광 에너지 분야 등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에 고루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UAE 투자협력 플랫폼(가칭)을 구축해 양 정상이 합의한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이 고문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간 신뢰 구축"이라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이 전 대통령이 UAE와 깊은 신뢰를 맺은 것은 현대건설 회장 때 일으켰던 '중동붐'이 대통령이 된 후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가 간 교류의 제일 중요한 바탕은 돈독한 신뢰 관계"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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