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 DNA 몸에 넣고 “유사강간 당했다” 고소한 여성…무고죄로 기소

상해 사건 재판 중 피해자에 앙심 품고 범행…검찰 보완 수사로 전모 드러나

검찰청 청사에 휘날리는 검찰 깃발. 연합뉴스

대학 동기의 DNA를 자신의 몸에 집어넣은 후 유사 강간범으로 허위 고소한 여성이 검찰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1부(부장 오세문)는 무고 혐의로 A(여·30)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대학 동기인 B 씨가 수면제를 먹고 잠든 나를 깨워 유사 강간했다"는 내용의 허위 고소장을 지난해 4월 전북 익산경찰서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고소장 제출 한 달 전쯤 해바라기센터에 이러한 내용을 신고했고, 실제 A 씨의 신체에서는 B 씨의 DNA가 검출됐다.

경찰은 성폭력 사건에서 증거 능력이 큰 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B 씨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A 씨의 행적에 의문을 품고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유사 강간 피해를 주장한 날과 DNA 검사일의 간격이 2주여서, A 씨가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면 DNA가 검출될 수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또 A 씨와 B 씨 사이의 SNS 대화 내용에 ‘유사 강간’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수상했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에 착수한 검찰은 A 씨가 유사 강간 피해를 주장한 시점에 시간 간격 없이 제삼자와 SNS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역을 확보, 유사 강간 고소의 허위성을 입증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B 씨에게 상해를 가한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 중인데, 재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이 사건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