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남친 쓰지마"…K드라마 보면 사형하던 北, 남한말도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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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가 최근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해 관심이 쏠린다.
'문화어'라고 불리는 북한식 표준어를 지키자는 것인데, 북한에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진 남한식 어법을 단속하는 취지도 있는 걸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7~1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를 열어 올해 예산을 확정하고 평양어보호법을 채택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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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가 최근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해 관심이 쏠린다. '문화어'라고 불리는 북한식 표준어를 지키자는 것인데, 북한에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진 남한식 어법을 단속하는 취지도 있는 걸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7~1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를 열어 올해 예산을 확정하고 평양어보호법을 채택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법률의 자세한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노동신문은 이를 보도하며 '동지', '동무' 등 부름말(호칭어)을 즐겨 쓰고 전화예절을 잘 지킬 것, "사투리와 외래어를 망탕 쓰지 말라"는 당부를 실었다. 망탕은 '마구'를 뜻하는 북한 표현이다.
신문은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사투리와 외래어를 배격하고 고상하면서도 아름다운 우리의 평양말, 평양문화어를 적극 살려쓸 때 사회와 집단에 화목이 깃들고 사람들 사이에 사랑과 정, 의리가 더욱 두터워지게 된다"고 보도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신문은 "사람은 문화적이고 도덕적인 말과 행동으로 대중의 사랑과 존경을 받기도 하고 비문화적이며 비도덕적인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인격과 명예를 한순간에 어지럽히기도 한다"면서 "말과 행동을 문화적으로, 도덕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조치는 최근 남한식 말투와 호칭을 단속하는 추세와 함께 외국 문물 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8년만 해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외부 문물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협상은 결렬됐고 대북제재는 이어졌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을 닫아거는 등 단절과 봉쇄 국면이 됐다. 실제로 2020년 12월 '남한 영상물'로 상징되는 외부 문물을 유포·입수·시청하면 최고 사형에 처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다.
2021년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거나 남자친구를 '남친'이라고 부르는 남한식 호칭을 단속하고 있다.
물론 이처럼 북한이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 내 '남한풍' 문화와 언어가 퍼졌다는 반증도 된다고 뉴스1은 분석했다.
이 같은 언어 단속법은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를 풀기 위한 준비작업 성격도 있어 보인다. 대외 교류를 점차 재개하는 과정에 내부 질서를 단속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편 17~18일 최고인민회의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 연설할 가능성이 주목됐지만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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