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장보기]"곶감·대추 한가득"…싼값에 전통시장 '줄서기' 풍경도

김예원 기자 2023. 1. 20. 13: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네 마트보다 싸서 이것저것 사다 보니 한 보따리네요."

설맞이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는 60대 이모씨는 불룩하게 찬 이동형 장바구니를 열어 보였다.

한 가게에서 대추와 밤을 구매한 60대 이모씨는 "마트를 들렀다 왔는데 전통시장이 훨씬 싸다"며 "온 김에 다른 제수 품목도 더 둘러보고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上> 제수 품목 '인기'…원하는 만큼 살 수 있어 '발걸음'
홍어 무침 등 지역별 제사음식 위해 일부러 전통시장 걸음하기도
20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양손가득 비닐봉투를 들고 있다. ⓒ 뉴스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동네 마트보다 싸서 이것저것 사다 보니 한 보따리네요."

설맞이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는 60대 이모씨는 불룩하게 찬 이동형 장바구니를 열어 보였다. 대추, 오징어 등 물품이 가득했다.

이씨는 "대추 같은 제사 음식은 평소 잘 먹지 않아 많이 구매할 필요가 없는데, 시장에선 원하는 만큼 적게 살 수 있어서 좋다"고 웃어보였다.

설 연휴 전날인 20일 오전 9시30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엔 이동형 장바구니를 끌거나 두 손 가득 검은 비닐봉지를 든 사람들로 붐볐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시민이 고기를 주문하고 있다. ⓒ 뉴스1 김예원 기자

시장 초입 한 정육점엔 주부 40여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설날 나눠 먹을 갈비찜과 불고기용 고기를 사기 위해서다. 갈비 등 일부 부위는 1시간여 만에 매대에 물량이 동나 직원이 급히 창고에 다녀오기도 했다.

60대 박모씨는 "이 집 고기가 가격도 싸고 질이 좋다"며 "어제 여기서 고기를 구매하긴 했지만 한 근 더 살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상인들이 햇밤을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김예원 기자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대추 등 제수 품목이었다. 시장 곳곳엔 소쿠리와 됫박을 꽉 채운 대추와 밤이 가득했다. 주부들은 '제주도 더덕', '공주 석추밤' 등이 적힌 가격표 앞에서 멈춰 연달아 지갑을 꺼내기 바빴다.

도라지와 더덕을 판매하는 상인 40대 김모씨는 "설 직전이랑 비교하면 매출이 거의 3~4배가량 뛰었다"며 "물건이 싱싱하다 보니 많이 사가시는 것 같다"고 했다.

한 가게에서 대추와 밤을 구매한 60대 이모씨는 "마트를 들렀다 왔는데 전통시장이 훨씬 싸다"며 "온 김에 다른 제수 품목도 더 둘러보고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어 무침 등 전통시장이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종종 보였다. 경상도 일부 지역에선 가오리, 전라도 일부 지역에선 홍어무침을 제사상에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어 무침을 버무리던 상인 60대 고모씨는 "설치고 많이 팔린 것도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홍어무침의 경우)구하기 어려우니 일부러 시장을 찾는 손님이 있다"고 답했다.

값비싼 물가에 지역 상품권을 사용하려 일부러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시는 설 연휴 전통시장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서울사랑상품권을 18일부터 이틀간 7%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이날 상품권으로 3만원가량 결제한 30대 성모씨는 "요즘 물가도 비싼데 지역 상품권을 구매하면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다"며 "건어물, 사과 등 제수 위주로 구매했다"고 장바구니 안을 소개했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도라지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김예원 기자

상인들은 해가 갈수록 설 연휴에 시장을 찾는 손님이 준다면서도 오늘이나마 사람들이 모여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손님이 많아 보여도 예전 명절이랑 비교하면 확실히 줄었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우리 가게도 설 직전에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사람들도 필요한 만큼만 산다"고 말했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설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50%가량 올랐다"면서도 "문제는 평소 매출이 너무 적어 임대료도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전했다.

kimye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