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투병’ 윤정희, 한편의 ‘시’가 되어 하늘의 별이 되다[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배우 윤정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영화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병을 앓아오던 윤정희(본명 손미자)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그는 ‘시’에서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을 앓고 있는 ‘미자’ 역을 맡았다. 실제 알츠하이머 증상을 앓으면서 미자 캐릭터를 연기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윤정희는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의 오유경 역할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배우 남정임, 문희와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큰 인기를 얻었다. '내시', '천하장사 임꺽정', '독 짓는 늙은이', '팔도 사나이', ‘시’ 등을 대표작으로 남겼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3회를 수상했다. 만 66세였던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후로는 알츠하이머 투병으로 사실상 은퇴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시’였다. ‘시’는 손자가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가 된 현실 속에서 한 편의 시를 완성하려는 윤미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남편인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건우(77)는 과거 인터뷰에서 “마지막 작품인데 참 이상하지 않나. 그 역할이 알츠하이머 앓는 역할이라는 게”라며 “그때 배우로서 자존심 때문에 출연했는데 긴 대사는 써놓고 읽으며 하고 그랬다”고 전했다.
윤미자는 ‘시’ 개봉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직도 조그만 들꽃의 아름다움에도 눈물 흘리는 소녀의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영화 ‘시’의 미자도 그러했다. 윤정희의 본명도 미자다. 아름다운 여인. 그는 영화처럼 살다가 영화처럼 하늘의 별이 됐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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