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얼마 하려고”…맥주 세금 오른다는데 소주병값도 ‘들썩’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 2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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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공병 가격 인상 논의 이뤄져
출고가 인상은 소비자가격에 영향
4월부터는 맥주·탁주 세율도 올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소주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새해에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애환을 달래줄 술값마저 들썩이고 있다. 오는 4월부터 맥주와 탁주에 적용되는 세율이 높아지는데 소주 제조에 필요한 공병의 가격도 곧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업체들은 공병 가격을 인상하고자 소주기업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폭과 시기가 결정되지 않아 소주 출고가 인상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는 게 중론이다.

‘처음처럼’ 등을 생산·유통하는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스값 상승 등 제병업체의 생산비용이 오름에 따라 작년 말부터 공병 가격 인상 요청이 있었다”며 “현재 (제병업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 역시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공병 값이 오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각에선 공용 병인 녹색병의 가격 인상률이 22.2%에 이를 수 있단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으나, 업계에서는 일러도 내달께에나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병 값이 인상되면 소주의 출고가 또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가를 1081.2원에서 1166.4원으로 82원가량 조정한 바 있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제조경비 등이 모두 오른데다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 영향이 컸다.

출고가 인상은 곧바로 식당가·유흥업소의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병당 출고가 자체는 100원도 채 오르지 않았지만, 도매상과 소매점을 거치면서 운송비, 인건비 명목으로 마진이 붙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맥주 판매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역이나 도매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매점에 납품될 때 소주의 가격은 대체로 병당 1300~1600원 남짓이다. 비싸게 잡아도 2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공급된 소주가 4000~5000원에 판매되는 이유는 자영업자들에게 주류만큼 마진이 남는 품목이 없어서다.

식사·안주류는 원체 재료비가 많이 들어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데다 각 재료의 가격이 오를 때마다 소비자가격을 조정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고기류나 채소류 등 식자재값 인상에서 난 손실을 주류 매출로 메우는 방식이 흔하게 사용된다.

출고가가 80원이 올라도 소비자가격은 1000원이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통 구조를 익히 알고 있는 소주기업들로써는 공병 값 등 인상 요인이 발생해도 출고가를 올리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물가에 식자재 수급이 부담스러워진 자영업자들이 소주 소비자가격을 올리면 비난의 화살이 제조업체로 향하기 때문이다.

소주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부터는 주세법 개정안이 시행돼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세금이 인상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을 발표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올해 맥주와 탁주에 부과되는 종량세율은 지난해 물가상승률(5.1%)의 70%인 3.57%로 책정됐다. 오는 4월 1일부터 맥주에는 ℓ당 885.7원, 막걸리는ℓ당 44.4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현행보다 30.5원, 1.5원 각각 오른 금액이다.

주류업계는 그간 주세가 오를 때마다 맥주 출고가를 올려왔다. 지난 2021년 주세가 0.5% 오르자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맥주 출고가를 평균 1.36% 인상했다. 주세가 2.49% 오른 지난해에는 맥주 출고가가 7.7~8.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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