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민주당 의원 함께 웃는 과천시 현수막 보셨나요
경기도 과천시의회에 속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양당 합동 현수막을 게시했다. 기초의회 시의원들의 협치 시도는 극한 대립을 반복하는 중앙정치 무대와 대조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선희 국민의힘 시의원과 박주리 민주당 시의원은 최근 과천시 갈현동 지식정보타운과 문현동에 공동 제작한 현수막을 걸었다. 양쪽으로 황 의원과 박 의원의 웃는 얼굴과 직함이 들어가고 가운데 ‘과천시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뛰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협치 문구를 넣었다. 색깔도 양당의 상징색인 파란색(더불어민주당)과 빨간색(국민의힘)이 ‘반반’ 들어갔다. 두 사람은 모두 지난해 지방 선거에서 당선돼 과천시의회에 들어와 같은 지역구(문원·부림·갈현)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수막 제작과 설치에 드는 비용은 두 시의원이 절반씩 부담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동 제작 현수막에 대한 언론 보도를 링크하면서 “우리 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되새기며 동료 의원들과 한마음으로 새해 인사 현수막을 걸었는데 마음이 잘 전달됐다”며 “정치가 드리는 희망을 꽃피워내겠다”고 다짐했다.
옆 선거구(과천·별양·중앙)의 우윤화 국민의힘 시의원과 이주연 민주당 시의원도 합동 현수막을 게시했다. 우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9대 과천시의회가 개원할 때 약속했던 초심 그대로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정당에 관계없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자는 마음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9대 과천시의회는 7명 중 4명의 초선 의원들이 특별위원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공부 모임과 간담회 등을 통해 결산감사, 추가경정예산과 본예산 심의, 조례 심사 등을 준비해왔다”며 “의견이 다를 경우 치열하게 토론하지만 시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부분에서는 합심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과천시의원 7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5명, 민주당 소속은 2명이다.
국회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도 과천시의원들의 협치 시도에 박수를 보냈다. 과천·의왕 지역구의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시민을 위해 협치의 뜻을 보여준 과천시의회 의원들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SNS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대한민국은 이 난국을 뚫고 전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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