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수수료 면제·금리 인하·영업시간 정상화…‘이자장사’ 비판 일자 부랴부랴

정민하 기자 2023. 1. 2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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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이 금융 소비자 혜택 확대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NH농협은행도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전액 면제에 동참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오는 3월부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앱 NH올원뱅크의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를 완전히 면제하기로 했다.

최근 은행들이 이체 수수료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을 두고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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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이 금융 소비자 혜택 확대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음에도 은행들이 이른바 이자 장사로 역대급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NH농협은행도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전액 면제에 동참했다. KB국민은행은 전날인 19일부터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을 비롯한 모바일·인터넷 뱅킹의 타행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면제 대상엔 개인 사업자도 포함돼 소상공인을 비롯한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정민하 기자

NH농협은행 역시 오는 3월부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앱 NH올원뱅크의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를 완전히 면제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 발표한 12조6000억원 규모 금융지원의 일환이다. 우리·하나은행은 아직 이체 수수료 면제 방침을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수수료 면제 결정을 내리면서 이들 은행도 곧 이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이체 수수료를 없앤 곳은 신한은행이다.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우리가 이익을 많이 냈던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를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면제하려 한다”며 “모든 은행이 이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1일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 뉴 쏠과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와 타행 자동 이체 수수료를 전액 영구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행들은 이체 수수료 외에 중도상환해약금 면제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신용등급 하위 30%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중도상환해약금도 1년 동안 면제한다. 우리은행 역시 신용등급 5구간 이하 저신용자 중도상환해약금을 1년간 면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타 은행들도 늦어도 2월까지는 전산 시스템을 정비하고 취약차주 중도상환해약금 면제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은 실내 마스크 의무가 풀리면, 은행 영업시간을 기존으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이다. 2021년 7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은행 노사는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노조가 이에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러스트=손민균

최근 은행들이 이체 수수료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을 두고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은행들은 수익구조가 이자 이익에 편중돼 있는데, 고금리 기조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다가 높은 성과급을 챙겼다며 비판받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대출 금리 등으로 금융 소비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라는 점에서다.

금융당국도 압박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관련 금융 리스크 점검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최근 40년 동안 보기 어려웠던, 이자 상승 등이 이어진 비상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이익의 3분의 2를 주주 환원과 성과급에 쓴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은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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