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3년만에 드디어 실내서도 마스크 벗는다···대중교통·의료기관 등은 유지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마스크 를 착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준헌 기자

오는 30일부터 감염취약시설과 의료기관, 대중교통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 국내상황은 7차 유행의 정점을 지나 전문가들이 제시한 마스크 의무 조정 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은 설 연휴가 지난 후인 오는 30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에서는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과 의료기관·약국,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대중교통수단에는 노선버스·철도·도시철도·여객선·도선을 비롯해 택시·전세버스·항공기·특수여객자동차가 포함된다. 정부는 향후 국내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현행 ‘심각’에서 하향하거나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4급으로 내려가면 모든 실내 시설에서의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2단계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감염 위험이 큰 상황에서는 계속해서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거나 의심증상자와 접촉하는 경우, 고위험군이거나 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경우, 최근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 있는 경우,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합창·대화 등 비말 생성 행위가 많은 경우가 해당한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요건 지표 4개 중 3개가 참고치를 달성했고 7차 유행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환자 발생은 3주째, 위중증·사망자 수도 1월 2주차부터 감소하고 있다. 의료대응 역량 또한 4주 내 중환자 병상 가용 능력이 60%대를 지속하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고위험군 면역 획득 지표에선 고령자 동절기 추가접종률이 참고치인 50%에 못 미친 34.5%를 기록했다. 감염취약시설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60%를 넘어섰다.

최근 중국에서 대규모 감염과 해외 신규 변이 발생 등 우려가 남아있지만 정부는 국내 방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단기간에 환자 급증을 가져올만한 신규 변이 유행은 확인되지 않았고 한국 국민의 항체 양성률이 98.6%에 달해 일정 수준의 사회적 방어력을 획득했다고 봤다. 당국은 이번 의무 해제 이후 국내에서 유행 증가세가 다소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갑작스런 증가세로 갈 것으론 보지 않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재개될 가능성도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스크 의무 착용은 2020년 10월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9월 실외에선 마스크 착용을 권고로 전환하는 조치가 시행됐고 오는 30일 실내에서 의무착용도 해제된다. 확진자 7일 격리 조치는 당분간 유지되지만 격리 기간 단축에 관한 논의가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아직 유지하고 있는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이후에 국내에서 심각 단계가 경계나 주의 단계로 변경되면 격리 의무 해제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7408명으로 1주 전인 지난 13일(3만9726명)보다 1만2318명 감소했다. 금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21일(2만4730명) 이후 13주 만에 가장 적다.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453명으로 전날(465명)보다 12명 줄었다. 신규 사망자 수는 30명이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