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환자식이 일반인에게도 잘 팔리는 이유...건강검진서 '당뇨 조심' 나온 4050들이 찾아요"

박소영 2023. 1.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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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서훈교 대상웰라이프 대표 인터뷰
건강관리 위해 뉴케어, 마이밀 찾는 소비자 늘어  
자사몰 회원만 40만 명...1년 만에 두 배로
10일 서울 종로구 대상웰라이프 사옥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서훈교 대상웰라이프 대표. 김영원 인턴기자
"병원에서 찾던 당뇨 환자용 제품을 건강검진 후 '당뇨 위험군' 결과를 받은 주변 4050들이 찾아 먹더라니까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대상웰라이프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서훈교 대표는 건강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환자식'이 일반 소비자에게 '건강관리용 식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웰라이프의 대표 균형영양식 브랜드로 전국 요양병원과 일반 병원 환자식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뉴케어'가 대표적이다. 뉴케어 중에서도 2015년 출시된 당뇨 환자용인 '뉴케어 당플랜'은 최근 몇 년 사이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해 4월 누적 매출액 40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만 인구가 늘며 당뇨 환자도 증가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 서 대표는 "건강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영역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확연히 넓어졌다"며 "과거에는 종합비타민 하나만 먹었다면 이제는 질환마다 세분화해 챙겨먹는 시대가 돼 '한 끼 식사 정도는 혈당 조절용으로 먹어볼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회사도 이런 흐름에 맞춰 뉴케어 당플랜의 기존 음료 제품에서 2021년에는 식단형 식품으로 '뉴케어 당플랜 볶음밥'을 내고, 지난해에는 음료 제품에 '곡물맛'을 추가하는 등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와 접점을 넓힌 결과 자사몰인 대상웰라이프의 회원 수도 2021년 12월 약 20만 명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41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30 주목 단백 시장... 마이밀도 제품군 다양화

지난해 8월 출시된 대상웰라이프의 마이밀 프리미엄 라인인 '마시는 프로틴 리저브'. 대상웰라이프 제공

대상웰라이프가 새롭게 주목하는 연령대는 바로 2030. 최근에는 편의점까지 단백질 음료가 진출하는 등 단백질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2019년 출시된 단백질 브랜드 '마이밀'도 지난해 분말형과 액상형 모두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당·칼로리를 낮춘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했다.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해 전속 모델로 가수 겸 배우 이준호를 발탁했다.

서 대표는 "원래 단백질은 근력 운동을 하는 일부 청년들이 즐겨 먹는 보충제 개념이었는데 젊은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이례적으로 단백질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마이밀도 뉴케어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며 누적 판매량 300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단백질 시장은 연령대별로 바라는 점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 서 대표의 분석이다. 서 대표는 "실버 세대는 단백질도 기존 분말 형태에 단순히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반면 젊은 층은 분말보다는 간편한 액상에다 초코, 바나나 등 다양하고 맛있는 것을 요구한다"며 "이 때문에 제품도 다양해지고 각 회사마다 집중하는 타깃 연령대나 채널이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시노팜과 손잡고 중국 시장 진출 계획도

대상웰라이프에서 출시한 제품군. 왼쪽부터 환자식 뉴케어와 아르기닌을 활용한 건기식 아르포텐, 뉴케어 당플랜. 김영원 인턴기자

올해 대상웰라이프는 70조 원에 달하는 중국 건기식 시장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제약그룹 시노팜의 자회사인 시노팜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고, 올해 1분기 안에 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중국 하이난성에 첫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서 대표는 "203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중국은 아직 뉴케어와 같은 특수의료용도식품 시장이 작은데 규제가 많아 한국 기업의 진출이 까다롭다""시노팜과 손을 잡아 이를 극복해 B2B 시장부터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 대표는 "고과당 섭취가 많아 당뇨 관련 질환을 많이 앓는 동남아에서는 옛날부터 구축돼 있는 대상의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케어, 단백질 전문 브랜드 마이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브랜드 웰라이프 등을 보유한 대상웰라이프는 대상에서 2017년 '대상라이프사이언스'로 분사해 대상홀딩스의 자회사가 됐다. 2018년 연매출 495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1,274억 원, 2021년에는 2,009억 원을 찍는 등 연평균 5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대표는 2021년 11월 대상웰라이프의 대표로 취임, 1년 2개월째를 맞고 있다. 서 대표의 취임 이후 대상웰라이프는 기존 병원 등 기업을 넘어 일반 소비자까지 고객을 확장하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에는 '대상라이프사이언스'에서 '대상웰라이프'로 이름을 바꿨다. 서 대표는 "기업의 방향성을 담은 이름에서 고객들의 삶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이름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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