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실내서 마스크 벗는다… 버스·철도·택시·항공기에선 계속 써야

코로나19 증상 있으면 마스크 착용 ‘강력 권고’
환기 어려운 밀폐·밀집·밀접 실내 환경도 포함

오는 30일부터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2020년 10월 대형학원과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쓰도록 했을 때로부터 3년 만의 일이다. 다만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병원과 약국, 요양병원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현재의 ‘심각’에서 ‘경계’ 또는 ‘주의’로 하향되는 경우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정례브리핑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인구 이동 증가 고려해 30일부터 시행”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결정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 시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발표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실내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자율적으로 착용하도록 하는 ‘권고’로 전환된다. 지 청장은 브리핑에서 “설 연휴(21~24일)로 인구 이동이 증가하고, 일부 조정제외시설에 대한 안내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설 연휴 다음 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감염취약시설, 의료기관·약국, 대중교통수단에서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고위험군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감염취약시설에는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이 해당된다. 대중교통수단에는 노선버스·전세버스, 도시철도(지하철)와 KTX 등 철도, 항공기, 여객선 등이 포함된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탑승하는 대중교통 뿐 아니라 택시도 포함됐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브리핑에서 “택시는 환기가 잘 되지 않는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 속해서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 함께 착용 의무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6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책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의무 조정 시행되어도 마스크 착용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수단”

방역당국은 감염 위험이 높은 5가지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는 경우 ▲코로나19 고위험군이거나, 코로나19 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경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경우(접촉일로부터 2주간)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밀집·밀접) 실내 환경에 있는 경우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합창·대화 등 비말 생성행위가 많은 경우 등이다.

지 청장은 “의무 조정이 시행되더라도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는 물론 많은 호흡기 전파 감염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인 점에는 변함이 없다”며 “안정적인 일상회복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자율적인 방역수칙 실천과 생활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결정은 조정 지표 4개 중 3개가 참고치를 달성했고, 국내 7차 유행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발 입국자 검역 강화 조치로 중국의 코로나 유행이 국내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지하상가에 마스크 착용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뉴스1

◇대중교통·병원서도 마스크 벗으려면 코로나 위기 단계 낮아져야

대중교통과 병원·약국 등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 위기 단계가 현재의 ‘심각’에서 ‘경계’ 또는 ‘주의’로 하향되거나, 코로나19의 법정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될 경우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권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020년 10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대중교통과 집회·시위장, 의료기관, 요양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다중의용시설에는 유흥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대형학원 등이 포함됐다. 한달 뒤인 2020년 11월부터는 다중이용시설에 식당·카페, 공연장·영화관, 미용실,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포함됐다.

2021년 4월부터는 모든 실내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확대됐다. 실외의 경우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그 뒤 지난해 5월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실외 공연과 스포츠 경기를 제외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권고’로 전환됐다. 그로부터 4달 만에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조정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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