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수해, 겨울엔 화재"…'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반복되는 재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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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둔 20일 새벽 대형 화재가 발생한 구룡마을은 만성 재난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여름에는 강남, 서초 일대에 내린 집중 호우로 구룡마을 집 10여채가 물에 휩쓸려 완전히 무너지고 주민 80여명이 인근 구룡중학교 대피소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날 구룡마을에서 만난 주민 김재완씨는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최근 5년간 매년 한두 건씩 사고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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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구진욱 한병찬 기자 = 설을 앞둔 20일 새벽 대형 화재가 발생한 구룡마을은 만성 재난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매년 여름이면 풍수해, 겨울에는 화재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반복됐다.
전문가들은 비닐과 나무판자를 덧대 만든 임시 가건물이 다닥다닥 붙은 구조여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또 생활 집기도 골목 곳곳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작은 화재도 대형 사고로 번질 위험이 높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3월4일에도 구룡마을 7B지구에서 음식물을 조리하다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9명이 대피하고 인근 호텔에 마련된 숙소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2017년 3월에는 7B지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29세대가 전소됐다. 당시 화재는 마을 주민이 집안에서 부탄가스 난로를 손질하던 도중 새어 나온 가스가 폭발하며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11월에는 마을 내 고물상에서 시작된 화재로 70대 주민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은 구룡마을 900㎡(약 272평)와 63세대를 태웠고 이재민 수는 136명에 달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강남, 서초 일대에 내린 집중 호우로 구룡마을 집 10여채가 물에 휩쓸려 완전히 무너지고 주민 80여명이 인근 구룡중학교 대피소로 옮겨지기도 했다.
강남구의 마지막 판자촌인 구룡마을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며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정부가 개포동 일대 무허가 주택을 철거한 뒤 이주한 주민들이 형성한 동네다. 지난해 기준 구룡마을 1~8지구에 거주하는 세대는 약 550세대다.
마을은 대모산과 구룡산이 병풍처럼 감싼 지형으로 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산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거주민들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제공하는 임대 아파트로 임시 이주가 가능하다. 그러나 도시 개발 이후 재입주 조건이 높아질 것을 우려한 일부 거주민들이 개발 예정인 마을 내 일부 지역 토지매입우선권을 요구하며 재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마을에 남은 주민 연령대가 60~70대 고령층인 점도 사고 대처가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곳곳에 전기를 끌어 쓰는 전선이 얽혀있고 연탄과 LPG 가스통을 포함해 각종 생활 집기가 야외에 방치돼 있어 불이 옮겨붙기도 쉽다.
이날 구룡마을에서 만난 주민 김재완씨는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최근 5년간 매년 한두 건씩 사고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마을 주민 사이 합의가 미뤄지는 동안 구룡마을은 재개발 예정 지역이라는 싸늘한 여론의 시선과 해마다 되풀이되는 재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날 오전 6시27분쯤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60세대를 태우고 4시간 만인 오전 10시10분쯤 초진됐다. 인명피해는 없으며 주민 450여명이 자력 대피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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