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면담 불발’ 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단독·공개’ 면담 거듭 요청

‘오이도역 사고’ 22주년 기자회견 후 승차하려다 철도공사와 대치 중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서울시의 면담이 불발된 가운데 전장연이 20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플랫폼에서 ‘오이도역 사고 22주기’ 기자회견을 열고 “오이도역 참사 이후 22년이 지났지만 장애인의 이동권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동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오이도역 사고’는 2001년 1월22일 장애인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추락한 사고로, 장애인 단체들은 이를 계기로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저상버스 도입 등을 요구해왔다.

전장연은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독 면담이 불발되자 한동안 중단했던 시위를 이날부터 재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전장연 회원 8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휠체어 6대를 동원, 오이도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상행선 열차 탑승을 시도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가 불법 시위임을 알리고 철도경찰 50여명 등을 동원해 저지하면서 대치가 이어졌다. 경찰은 오이도역에 5개 중대 인원 350여명을 배치했다.

이날 전장연은 오전 9시쯤 4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도 “오늘부터 다시 지하철 행동을 하겠다”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면담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독·공개’ 면담도 재차 요청했다. 전장연은 “오 시장에게는 기재부가 해야 하는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해야 하는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지하철을 타려고 했던 춥고 부상당한 장애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역장의 퇴거 요청이 계속됐으나 전장연은 발언을 이어갔다.

서울역에서도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전장연 회원들을 서울교통공사와 경찰 등이 막아서며 대치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와 전장연은 면담 내용과 방식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을 빚었다.

서울시는 탈시설 의제를 다른 장애인 관련 단체들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합동 비공개’ 면담을 제안했고 전장연은 ‘단독 공개’ 면담을 요구했다. 서울시가 전장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전날 오후 4시 양측 면담은 결국 불발됐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