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휠체어 리프트 설치 외면…장애인도 버스로 고향가고 싶어요”
"전국적으로 1개 노선, 버스 2대에만 리프트 장착...굉장히 열악한 상황"
"2014년부터 해마다 설·추석 때 집회 이어와...버스회사는 경영 탓만"
"장애인 5명이 2017년 광주시 등 상대 소송 제기...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
"장애인 이동권은 생존권...이제라도 당사자 목소리 귀기울여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김용목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고속버스나 기차로 고향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버스를 이용한 귀성·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고속버스가 없기 때문인데요. 어떤 이야기인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용목 상임대표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용목 상임대표 (이하 김용목):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장애인들은 버스를 이용한 귀성·귀경길이 어렵다고 하는 데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 김용목: 버스를 타다 보면 계단이 몇 개 있잖아요. 그래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탈 수 없습니다. 저상버스나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버스가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는 이용하기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불가능합니다.
◇ 윤주성: 그럼 지금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어떻게 고향집을 가야 하는 상황인가요?
◆ 김용목: 기차가 다니는 곳은 기차로 어느 정도 이동이 가능하고요. 그다음에 근거리는 장애인 콜택시라고 해서 리프트가 설치된 승합 차량을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한정되어 있는 것이지요.
◇ 윤주성: 그렇지 않은 경우는 어떻게 집에 가야 됩니까?
◆ 김용목: 불가능한 것이지요. 그래서 장애인들이 고속버스나 시외버스에 장애인 이동이 가능하도록 리프트가 설치된 차량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 윤주성: 어제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집회를 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맥락에서 집회를 연 것인가요?
◆ 김용목: 그렇지요. 저희가 2014년부터 설 명절이나 추석 명절 때 광주와 전남에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의 장애인들이 모여서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고속버스를 도입해라, 장애인도 버스 타고 고향 가고 싶다 이런 기자회견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광주전남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가운데 휠체어 리프트는 한 대도 장착이 안 되어 있는 것인가요?
◆ 김용목: 그렇습니다. 현재 광주나 전남을 경유하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는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버스가 단 한 대도 없습니다.
◇ 윤주성: 다른 지역 같은 경우 상황이 어떻습니까?
◆ 김용목: 예전에 시범사업으로 4개 노선을 운행한 적은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1개 노선에 두 대 정도여서 전국적인 상황도 굉장히 열악한 상태입니다.
◇ 윤주성: 앞서 2014년부터 관련 집회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상당히 오랜 기간 계속 주장을 하는데도 전혀 반영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김용목: 그동안 국가 인권이라든지 대법원의 판단도 있기는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의 책임으로 의지에 현재는 달려있기 때문에 2014년부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이런 요구를 했습니다만 버스회사에서는 경영이 어렵다, 운영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이를 테면 금호고속 같은 경우에는 그사이에 돈이 되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노선을 계속 확대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을 보면 회사의 속내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윤주성: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하는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드는 것인가요?
◆ 김용목: 비용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요. 이런 부분은 교통약자법에 의해서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교통 약자 이동편의 증진 계획에도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장애인 탑승이 가능한 버스를 확대하겠다고 하는 국가 정책이 작년부터 만들어졌거든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관련된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실효성이 전혀 없는 것이지요. 버스 회사는 부담에 대한 이유로 계속해서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 윤주성: 정부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자체도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광주시는 어떤 입장입니까?
◆ 김용목: 교통 사업자인 이를 테면 금호고속뿐만 아니라 교통 행정 기관은 광주시거든요. 광주시에서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동등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광주시에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다른 시내버스에 저상버스 도입이라든지 장애인 콜택시 도입이라든지 이런 부분만 홍보할 뿐이지 이런 차별금지법에서도 장애인들이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런 교통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행정에서 아직 외면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2017년에 광주장애인 인권단체가 고속버스 휠체어 리프트 미설치는 차별이다 이렇게 해서 정부와 광주시, 금호고속을 상대로 소송까지 내지 않았습니까? 이 소송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김용목: 2017년 우리 지역 장애인 당사자 5명이 광주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었는데요. 5년이 지났음에도 지금도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작년 11월에 예정된 심리가 올해 1월로 변경되었고요. 다시 올해 3월로 재변경이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언제 재개될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 윤주성: 이렇게 재판이 통상적인 사례 경우보다 더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김용목: 광주시라든지 금호고속에서 재판에 필요한 서류나 이런 부분을 제때 적극적으로 내지 않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재판부에서는 실질적으로 이렇게 공판이 진행돼도 진행할 수 있는 내용이 부실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연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장애인들의 이용권은 생존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이를 보장하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 어떻게 가지고 계십니까?
◆ 김용목: 이동권이야말로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권리잖아요. 그리고 장애인들에게는 생존권적 기본권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정부가 계획한 대로 법정 계획대로 2026년까지 저상버스 61% 도입 그리고 특별 교통수단 법정 운행 대수 확보 그리고 고속버스나 시외버스에 대한 휠체어를 이용한 장애인들의 탑승 이런 이동의 권리를 시민적 권리로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당당하게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 윤주성: 서울에서 지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의 지하철 집회를 놓고 여러 가지 이견이 있습니다. 사실 서울시와 면담이 무산되면서 다시 강대강 대결 양상인데 이 문제 어떻게 풀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용목: 많은 분이 우려하고 있지요. 그리고 저희 전장연이나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입장도 시민에게 불편을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전장연의 요구는 정당하지만 방법은 잘못되었다 이런 시각이 있는 분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전장연이 20년 전부터 이런 정당한 요구를 적절한 방법으로 이야기했지만 그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거든요.
오히려 저희의 생각은 전장연이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집단이 아니라 오히려 서울시가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장애인의 권리를 배제하고 거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세훈 시장은 지금이라도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조건 없이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행정에서 이런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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