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서동철 감독의 승부수, KT의 ‘스몰 라인업’
서동철 감독이 ‘스몰 라인업’을 가동했고 이는 연패 탈출에 발판이 됐다.
수원 KT는 1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 시즌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만나 77-66으로 승리했다.
KT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에이스 허훈(180cm, G)이 팀을 떠났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기대 이하였고 시즌 중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새롭게 영입된 재로드 존스(206cm, C)와 레스터 프로스퍼(204cm, C)를 영입했다. 두 선수 모두 외곽에 장점이 있었고 영입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두 선수 영입 이후 첫 6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두 명의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좋았으나, 양홍석(195cm, F)과 하윤기(204cm, C)가 넓은 공간을 활용하며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하윤기는 지난 8경기 중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신고했다. 이제 상대 팀들도 하윤기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 하윤기는 14분 출전에 5점 4리바운드가 전부였다. 전반 경기력은 괜찮았지만, 후반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서동철 KT 감독은 과감하게 스몰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 선택은 유효했다. 스몰 라인업의 핵심은 하윤기 대신 들어간 김동욱(193cm, F)이었다.
주전으로 나선 하윤기는 1쿼터부터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많은 득점을 올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수에서 끼치는 영향은 대단했다.
공격에서는 자유투 득점으로 경기 첫 득점을 신고. 이후에도 세컨드 찬스 득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쿼터 종료 직전에 미드-레인지 득점으로 버저비터를 신고했다. 정확한 스크린으로 보이지 않은 헌신을 이어갔다.
수비에서는 정확한 타이밍으로 골밑에 들어온 선수를 압박했다. KT는 하윤기의 수비에 힘입어 1쿼터에 골밑에서 상대에게 6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하윤기의 활약으로 KT는 29-12로 1쿼터를 마쳤다.
하지만 2쿼터 시작 12초 만에 하윤기가 3번째 개인 파울을 범했고 하윤기는 어쩔 수 없이 벤치로 들어갔다. 이후 이두원(204cm, C)이 나왔지만, 하윤기의 공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윤기가 빠지자 KT는 공수에서 힘이 빠졌다. 특히 1쿼터와 다르게 골밑에서만 14점을 내줬다.
하윤기는 3쿼터 스타팅으로 코트에 나섰다. 하지만 1쿼터 같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특히 공격에서 기회가 있었지만, 머뭇거리는 모습도 선보였다. 하윤기의 활약이 적어지자 점수 차는 빠르게 좁혀졌다. 점수 차는 1점까지 좁혀졌다.
이에 서 감독은 하윤기를 벤치로 불렀고 김동욱을 투입했다. 투입된 김동욱은 그 흐름을 순식간에 바꿨다. 본인 득점뿐만 아니라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2대2 공격을 주도했다.
쿼터 종료 4분 36초 전에는 3점슛을 추가하며 51-45를 만들었다. 이에 힘입은 KT는 연이어 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김동욱은 또 하나의 3점슛을 추가하며 60-53을 만들었다. 1점 차였던 경기는 7점 차까지 벌어졌다.
4쿼터에 김동욱이 올린 득점은 3점이 전부였다. 하지만 김동욱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 데이브 일데폰소(191cm, G)와 소통하며 서로의 자리를 잡아갔다. 그리고 재로드 존스(206cm, C)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2대2 공격을 진행했다. KT 선수들은 김동욱의 조율 하에 고른 득점을 선보였다. 거기에 강한 수비까지 더해진 KT는 경기에서 승리했다.
경기 후 만난 서 감독도 김동욱을 승인으로 뽑았다. 서 감독은 “(하)윤기의 시작이 좋았다. 제공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파울 트러블이 일찍 걸렸고 다시 코트에 돌아갔을 때도 좋은 모습이 안 나와서 많이 못 뛰었다. 그리고 승부수로 (김)동욱이를 그 자리에 넣었다. 근대 그 부분이 성공적이었다”라며 하윤기 대신 김동욱을 기용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김)동욱이가 팀에 활로를 뚫어줬다. 중요할 때 득점도 하고 리더로서 역할을 충분하게 해줬다. 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설명했다.
하윤기는 최근 들어 KBL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한 명으로 뽑힌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며 손쉬운 득점을 올린다. 그리고 지난 올스타전에서는 올스타 MVP까지 수상했다. 이는 KT의 골밑이 다른 팀보다 더 강한 이유다.
하지만 서 감독은 하윤기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하윤기가 후반전에 머뭇거리자 스몰 라인업을 선택했고 하윤기 대신 들어간 김동욱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서 감독의 과감한 결단과 김동욱의 노련함이 빛났던 경기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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