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연대카드’ 꺼낸 안철수… ‘1차투표 과반’ 노리는 김기현

■ ‘요동치는’ 국힘 전대 구도
안철수, ‘수도권 연대’로 손짓
결선투표 고려한 판단인듯
“나경원 포용이 바람직”감싸기도
‘상승세’김기현은 대세론 굳히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수도권 연대’를 고리로 나 전 의원을 향해 손길을 내밀고 있다. 안 의원이 나 전 의원에게 연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결선투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하락세가 나타나지만, 여전히 당 지지층 조사에서 안 의원에 앞서거나 안 의원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20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사과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나 전 의원의 실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두 포용하는 것이 저는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감쌌다. 안 의원은 “자칫하면 당내에서 다수의 힘으로 (나 전 의원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일 수가 있다”며 “가능하면 우리가 통합해서 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나 전 의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당 대표 경선에) 나오면 좋겠다”며 “나 전 의원은 수도권에 강점이 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외연 확장이 있다고 하는데 모두 가진 후보가 저”라고도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출마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측근들은 ‘가치 연대’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선에서 개인 대 개인의 연대는 불가능하지만, 수도권 필승론 등 이런 가치나 방향에 대한 연대는 가능하다”며 “예선이 끝나고 결선에서 누구든 승자를 밀어주자는 조건부 연대나 이합집산이 굉장히 활발할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지금 나 전 의원이 핍박을 받는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설 연휴를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이 귀국하시면 그 이후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기현 의원은 최근 상승세를 바탕으로 대세론을 굳혀 전당대회에서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으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21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을 돌며 주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건넨 후 오는 23일에는 청년들과 함께 유기견 봉사 활동에 나선다. 김 의원은 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연이어 1위를 기록하면서 ‘당심’을 확보한 만큼,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중도 보수 성향의 당원들은 물론 당 바깥의 민심까지 겨냥하며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당심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