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브] 박항서 '베트남 5년 동행' 마침표...그간의 소회와 새해 계획은?

YTN 2023. 1. 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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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호준석 앵커

■ 출연 :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LIVE]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저희가 명절을 앞두고 마치 명절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분을 모셨습니다.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의 축구 최강국으로 만든 베트남의 축구 영웅이죠. 아버지 같은, 형님 같은 리더십으로 그냥 축구 잘 가르치는 유능한 감독이 아니라 존경받는 어른이 되신 분입니다. 박항서 감독을 만나보겠습니다. 감독님.

[박항서]

안녕하십니까?

[앵커]

설 명절 즐겁게 보내시고요.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감사하고 만나뵙게 돼서 또 너무나 반갑습니다.

[박항서]

감사합니다.

[앵커]

어떻게, 고별전 치르신 지 나흘 지났는데 잘 쉬셨습니까?

[박항서]

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쉬운 경기라서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앵커]

그래도 준우승 차지하신 거 잘하신 거고요. 입술이 좀 트셨군요? 피곤하셔서...

[박항서]

조금 그렇습니다.

[앵커]

제가 듣기로는 부인께서 처음에 베트남 가실 때도 부인께서 가서 한번 도전해 보라고 힘을 주셨다던데 이번에 고별전 다 치르시고 5년 동행 마친 다음에 부인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

[박항서]

제가 대표팀 감독직은 오래전에 가족들과 상의했기 때문에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1차전을 비교하니까 원정 경기 가기 전에 정신 차려서 똑바로 하라고...

[앵커]

우승하셨으면 더 좋았는데...

[박항서]

아쉽습니다.

[앵커]

그래도 잘하셨고요. 마지막 고별전 치르시면서는 어떤 감회셨습니까?

[박항서]

제가 대표팀 감독직은 오래전에 시점을 생각하고 있었고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 감독으로서의 역할 이런 데 대해서 속상하긴 했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앵커]

5년 4개월 동안 그래도 베트남에서 국민 영웅이 되셨고 동남아에서도 변방이었던 베트남 축구를 최강으로 올려놓으셨고. 가장 보람된 순간,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박항서]

한 5년 동안 있으면서 1년만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5년 동안 온 것도 가장 매 경기마다 기억에 안 남는 경기는 없지만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고 또 어느 정도, 모든 경기는 아니지만 매 대회 어느 정도 성과는 달성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마는 선수들하고 막상 이별해야 된다는 그런 순간이 아쉬움이 많이 남고 또 섭섭하고, 같이 선수들하고 생활하지 못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많이... 이별의 아픔이라 그러나요, 그런 게 조금 많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앵커]

선수들이 정말 자식같이, 동생같이 그렇게 느껴지십니까, 감독님?

[박항서]

우리 선수들이 좀 순수합니다. 또 저도 타국에서 일하니까 말은 통하지 않지만 또 제 아들보다 더 어린 친구들이고 훈련장에서는 좀 엄하게 하는 편이고 합숙훈련이 끝나고 나면 동생들처럼, 아들처럼 그렇게 스킨십하고 지내다 보니까 그게 습관화되다 보니까 같이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통하는 그런 면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까 이 선수들도 정말 감독님을 마치 아버지처럼. 별명이 파파박이시던데 아버지처럼 이렇게 대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해지고 그랬거든요. 다친 선수한테는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해 주시기도 하고 발마사지를 직접 해 주시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제가 봤는데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하셨을까 궁금했습니다.

[박항서]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은 저도 베트남에서는 우리는 이코노미를 타고 다녀야 되는데 그때 저 혼자만 비즈니스 좌석을 마련해 줬습니다. 그때 마침 우리가 시합 가고 있었는데 허리 아픈 선수가 있어서 제가 혼자 타고 가기가 너무 거북해서 우리 허리 아픈 선수에게 양보를 한 것이고. 대부분 감독님들도 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타고 가는 것 자체가. 제가 특별한 건 아니고요.

[앵커]

비즈니스석 그때 양보받았던 그 선수는 그다음에 감독님한테 특별히 좀 더 애정을 표시하던가요?

[박항서]

그 선수도 자기 혼자 또 비즈니스 가야 되는 거에 대해서 선수들 눈이 있으니까 안 가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억지로 보냈는데 우리 선수들도 알죠. 그 애가 특별한 선수가 아니고 허리가 아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왜 보냈는지 우리 선수들이 알고 있고 대부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앵커]

베트남항공에서 앞으로 베트남 오가실 때는 평생 항공권 비즈니스석으로 항공권을 증정했다면서요?

[박항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준우승하고 귀국하고 있는데 갑자기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저도 영어나 이런 게 잘 안 되기 때문에 못 알아들었었는데 우리 매니저가 베트남항공에서 기증한다 그래서 너무 감사드리고 그것은 베트남을 자주 방문하고 그런 역할을 하라고 주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베트남항공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앵커]

베트남 국민들이 감독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굉장히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항서]

감사합니다.

[앵커]

베트남에서 얻으신 별명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파파박도 있고요. 저희가 잘 아는 쌀딩크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감독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별명은 어떤 건가요?

[박항서]

저는 히딩크 감독님하고 비교는 되지 않고요. 그냥 보통 사람들은 그냥 박항서, 박항서 이렇게 부릅니다. 일반 베트남 국민들은. 그 부분이 가장 크고. 그래서 저는 그런 호칭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고 그냥 베트남 국민들한테 박항서라면 한국이라는 것 그런 기억 속에 남고 싶은 게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

[앵커]

감독님이 본인 자랑을 하시는 것을 쑥스러워하시고 좀 계속 낮추시고 그러신 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되셨고 거기서 존경받는 어른이다, 존경받는 스승이다라는 평가를 받으셨다고 하는데 사실은 감독님 전에도 여러 외국인 감독들이 베트남에 왔다갔고 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런데 감독님은 그런 성과를 내시고 또 존경까지 받으셨는데 그게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비결이 무엇일까 하는 게 굉장히 궁금했거든요. 감독님 생각하시는 그 비결은 어떤 것입니까?

[박항서]

과찬의 말씀이시고요. 저는 영웅은 아니고 평범한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제가 여기 올 때는 1년만 버티고 가자고 생각했는데 5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제가 여기서 5년이나 있을 동안에 지도자로서 한국 감독이라는 그런 책임, 의무 이런 걸 다하기 위해서 노력한 건 사실입니다. 선수들한테 같이 서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던 것은 신뢰와 믿음 속에서 밑바탕이 된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우리 이영진 선생님도 있었고 또 박성균 코치, 최주영 실장님 이런 분들이 각자 맡은 일을 한국인으로서 최선을 다한 게 우리 선수들한테 서로의, 저분들은 정말 자기들한테 가식되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에 대해서 선수들이 공감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감독님, 말씀하십시오.

[박항서]

그런 부분이 우리 선수들하고 같이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감독님 계속 겸양하십니다마는 제가 들으면서 제 나름대로 느낀 존경받는 어른이 되는 길은 신뢰하고 마음을 터놓고 주변 사람들한테 공을 돌리고, 이분들이 열심히 해 줘서 이렇게 됐다는 그런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며칠 전에 우리나라 대표팀도 외국인들한테만 맡길 게 아니라 국내에도 좋은 감독들, 훌륭한 지도자들, 후배들이 많다고 말씀하셨던데 어떤 뜻으로 말씀하신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박항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저도 이야기하고 나서 기사를 읽어봤는데 조금 와전된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외국 감독이든 국내 감독이든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제가 항상 조심스러웠었는데 저는 국내 지도자도 국가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 우리 축구인들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인데 제가 그냥 국내 지도자가, 그렇게 와전된 부분이 있는데 제 의도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국내 지도자들도 이제는 역량이 국가대표를 맡을 수 있는 국내 지도자들도 있다는 말씀드린 겁니다.

[앵커]

혹시 감독님, 그러면 감독님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능한 후배, 우리 국가대표팀 맡을 만한. 그런 분들 기억나는 이름이 있습니까?

[박항서]

제가 그것까지는 없고 다 우리 후배들이 지금은 많이 축구 공부도 열심히 하고 또 현대 축구의 많은 흐름을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능력 있는 후배들이 많이 국내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도 우리가 그런 국내의 우수한 지도자들을 우리가 배출해내는 것도 우리의 하나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에서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하노이에 머물고 계시고요. 고별전 끝낸 다음에 거리에 나가시면 베트남 국민들이 감독님한테 어떤 얘기들 많이 하시던가요?

[박항서]

그냥 사진 찍자고, 말이 안 통하니까 하는데. 제가 어제 기억에 남는 친구는 우리 아파트의 경비원인데 한국말로 이렇게 번역을 해서 파파, 좀 남아 있으면 되지 않냐고 이런 핸드폰에다가 이렇게 한 게 기억이 남고. 그랬습니다.

[앵커]

베트남 젊은이들이 파파라고 스스럼 없이 부를 정도로 그렇게 정도 들고 존경받으시는데 베트남 또는 한국에서는 감독 할 생각이 없다고 하셨다면서요?

[박항서]

제가 베트남에서는 국가대표팀을 그 직을 내려놓았고 또 여기서는 제가 기회가 되면 여기 유소년 축구에 대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데 제가 기회가 되면 기여하고 싶고, 한국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현장에 저는 5년간 너무 오랫동안 한국 축구를 떠나 있었고 또 저보다 역동적이고 또 전문 후배들이나 동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한국 축구의 중심이 되는 게 큰 발전이 있기 때문에 저는 제가 한국 축구에 도울 일이 있다면 다른 걸 도울 수 있지만 현장에 돌아가는 것은 썩 옳은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도네시아 감독설도 있던데, 대표팀 감독,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항서]

아니, 그건 아닙니다. 지금 신태용 감독이 지금 잘하고 있는데 어떻게 제가 거기를. 제가 볼 때는 기사가 오보로 난 것이고요. 전혀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 한국 감독이 하고 있는데 제가 이거를 어떻게.

[앵커]

알겠습니다. 명절은 거기서 보내시고요. 귀국은 언제 하십니까?

[박항서]

여기서 2월달까지는 당분간 정리해야 될 부분도 있고 또 앞으로의 진로 문제도 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귀국 일정은 없고요. 아직 2월달까지는 여기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감독님,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박항서 감독님의 인생의 좌우명이랄까요, 신조랄까요. 제일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그게 뭔지 듣고 싶습니다.

[박항서]

제가 감히 저한테 좌우명이 있겠습니까만은 저는 한 일을 시작하게 되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매 순간 매 순간 이렇게 앞에 오는 일에 대해서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여기 타국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도 있지만 책임감이 많이 따르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제 자신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고 교만하지 않기 위해서 제 자신을 항상 되돌아보려고 하는 게 생활하는 일과입니다.

[앵커]

매일매일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박항서 감독님 인생의 좌표입니다. 감독님, 끝으로 그동안 5년 4개월 동안 많이 정든 베트남 국민들 그리고 자식처럼 아끼셨던 선수들한테 영상편지라 생각하시고 인사 한말씀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항서]

우리 선수들한테는 다 인사를 했고. 먼저 5년 동안 저와 우리 선수들,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많이 응원해 주신 베트남 축구팬, 국민 여러분,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경기, 꼭 우승을 해서 정말로 좋은 선물을 드리려고 했는데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저 역시 저의 부족함으로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곧 여기가 구정인데 구정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앵커]

감독님, 감사합니다. 저는 감독님하고 얘기 나누면서 명절 전날인데 마음이 따뜻해졌고요. 언제 오실지 모르지만 오시면 저희 뉴스라이브에 한번 직접 나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항서]

감사합니다.

[앵커]

박항서 감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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