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 큰불

尹대통령, 스위스서 “총력 대응”

20일 오전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큰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6시27분께 구룡마을 4지구에 있는 한 교회 근처에서 발생해 인근으로 번졌다. 오전 7시1분께는 5지구 입구까지 불이 번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소방당국은 오전 6시39분과 7시26분 각각 대응 1·2단계를 발령하고 경기도와 산림청 등 소속 소방헬기 10대를 동원해 불길을 잡고 있다. 오전 9시 기준 소방과 경찰 인력 290명과 장비 58대가 투입됐다.

당국은 4·5·6지구 주민 450∼500명을 대피시키고 불길이 더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한 채 진화작업을 벌였다. 강남구는 이재민들을 마을회관 자치회관으로 대피시키는 한편, 집이 전소된 주민을 위해 인근에 위치한 3성급 호텔 등 숙박업소 4곳의 객실 총 125개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주택 약 40채, 1738㎡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했다.

인명피해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불길을 잡는 대로 주택 내부를 수색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구룡마을에는 약 666가구가 거주 중이다. 지구 별로는 4지구 96가구 154명, 5지구 57가구 106명, 6지구 142가구 219명이다.

구룡마을은 이른바 ‘떡솜’으로 불리는 단열재 등 불에 잘 타는 재료로 지어진 판잣집이 밀집돼 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스위스 현지에서 보고를 받은 뒤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소방당국에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화재가 발생하자 ‘인근 주민은 신속히 대피하고 차량을 이동해 달라’는 긴급문자를 발송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구룡마을 현장을 찾아 지휘했다. 오전 9시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와 김광호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이 현장에 나가 진화·구조작업을 지휘했다. 배두헌·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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