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방향"… 식품업계, '천천히 만든' 제품에 주목

연희진 기자 2023. 1. 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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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플레저(건강+즐거움)'의 인기가 계속된다.

특히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며 식품 시장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빠르고 단순한 제품보다 천천히, 제대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순수본 관계자는 "건강한 트렌드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느리다는 것은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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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서 천천히 만들어진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순수본 '느리게만든' 메뉴 4종. /사진제공=순수본
'헬시플레저(건강+즐거움)'의 인기가 계속된다. 단순 트렌드가 아닌 일상에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며 식품 시장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조사 결과, 전 세계 글루텐프리 제빵 매출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3%씩 증가했다.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빠르고 단순한 제품보다 천천히, 제대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슬로우푸드' 등 느림의 가치를 음식에 더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유동식 생산 전문 기업 순수본은 지난해 7월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느리게만든'을 론칭했다. 느리게만든은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이 천천히 시간 들여 만들어 곁들일 때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해 주는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판매량 3만개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최근 국내 HMR 시장은 과거에 보편적으로 인식됐던 대체식품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점차 식사 상품의 주류로 부상하는 중이다. 느리게만든은 HMR 중 '미들 볼륨' 먹거리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미들 볼륨 먹거리는 직접 만들자니 손이 많이 가고 구입하기에는 마땅치 않은 음식들을 말한다. 현재 국내 HMR 시장이 크게 메인요리와 밑반찬류로 구분돼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지난해 7월 ▲고등어 시래기 무조림 ▲묵은지 고구마순 고등어찜 ▲자박 고추장 돼지고기조림 ▲돼지고기 된장 들깨시래기찜 등 4종의 메뉴를 출시했다. 넉넉한 용량과 많은 고형물이 특징이다. 특히 '돼지고기 된장 들깨기시래기찜'은 '2022 대한민국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간편식품 국·탕·찌개·찜·조림 부문 '베스트 오브 2022'를 수상했다.

배상면주가는 느린마을막걸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탄산을 강화한 신제품 '느린마을막걸리 방울톡'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인공감미료 없이 오직 쌀, 누룩, 물로만 빚은 막걸리에 부드럽고 세밀한 탄산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느린마을막걸리는 매일매일 신선한 술을 직접 빚는다. 미생물의 속도를 따라 전문가가 섬세하게 빚기 때문에 시간은 오래 걸려도 일정한 맛을 자랑한다. 인공감미료 대신 일반 막걸리보다 훨씬 많은 양의 쌀을 사용해 건강한 단맛을 추구한다.

외식 프랜차이즈도 트렌드에 동참했다. 버거킹은 지난해 11월 '가장 느리게 만든 와퍼' 제품인 ▲블랙 어니언 와퍼 ▲블랙 어니언X ▲블랙 어니언 치킨버거 3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이탈리안 발사믹 소스에 양파를 약 200분간 오랜 시간 익혀 풍미가 뛰어난 블랙 어니언과 발효 시간이 일반 번보다 길어 더욱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블랙 와퍼번을 사용한다. 고객들의 다채로운 취향을 반영해 버거킹의 시그니처인 와퍼는 물론, 치킨 패티까지 선택권을 넓힌 3종으로 선보였다.

순수본 관계자는 "건강한 트렌드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느리다는 것은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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