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반대” 112만명 거리로… 파리가 멈췄다

손우성 2023. 1. 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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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파업과 시위가 19일 프랑스 전역에서 펼쳐졌다.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거리로 쏟아진 가운데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노동자와 행정직 공무원, 교사들이 일제히 파업에 참여하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수도 파리 등 20여 개 도시에서 진행된 시위에 약 112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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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전역서 파업·시위
당초 예상 80만명 훨씬 뛰어넘어
지하철 운행중단·학교도 문 닫아
바스티유 광장 최루탄 냄새 진동
경찰, 불법무기 소지 등 30명 체포
노조연합, 31일 재파업 압박 속
마크롱은 “개혁 완수” 정면 돌파
광장 가득 메운 시위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 개혁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9일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집결해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20여 개 도시에서 진행된 집회에 약 112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파업과 시위가 19일 프랑스 전역에서 펼쳐졌다.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거리로 쏟아진 가운데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노동자와 행정직 공무원, 교사들이 일제히 파업에 참여하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12년 만에 연합 파업을 선언한 프랑스 8개 주요 노동조합은 오는 31일 다시 한 번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책임 있게 개혁을 수행하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수도 파리 등 20여 개 도시에서 진행된 시위에 약 112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예상했던 80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였다. 노조 측은 집회 참가자가 200만 명이 넘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은퇴 나이를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내용의 연금 개혁안 폐기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한 시민은 영국 가디언에 “마린 르펜 같은 극우 세력 집권을 막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면서 “하지만 그는 충분한 협의 없이 연금 개혁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죽을 때까지 일하기 싫다’는 문구가 적힌 푯말도 대거 등장했다. 파리 바스티유 광장엔 최루탄 냄새가 진동을 했고,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3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시위와 함께 진행된 파업 영향도 컸다. 특히 대중교통이 마비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국영철도(SNCF) 철도망의 90%가 멈춰 섰고, 무인으로 운영되는 파리 1호선 외 대부분 지하철도 운행을 중단했다. 공립학교 상당수도 문을 닫았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8개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는 31일 재차 파업과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공정하고 책임 있게 개혁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며 “폭력은 지양하고 평화적으로 시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도 트위터에 “시위가 좋은 환경에서 열릴 수 있도록 협조한 노조와 경찰에 경의를 표한다”며 “민주주의에서 의견 표명은 필수다. 계속 토론하고 설득하자”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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