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를 사랑한 일본인 그 교수, 별이 됐다…오무라 마스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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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 연구에 헌신해온 일본 학자 오무라 마스오(大村益夫) 와세다대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1985년 조선족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연변에서 일 년간 체류하던 그는 40여년 동안 고향 룽징(龍井)언덕에 방치됐던 시인 윤동주의 묘비를 발견해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 근·현대 문학 전문가인 그는 윤동주 관련 논문과 책을 10편 넘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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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 연구에 헌신해온 일본 학자 오무라 마스오(大村益夫) 와세다대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그는 1985년 중국 연변대학 체류 중 유족의 부탁을 받고 현지에서 윤동주의 묘비를 찾아낸 인물이다. 도쿄에서 태어난 마스오는 1957년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과 인연이 없었다.
그가 조선과 중국 문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에서 출발했다. 19세기말 '탈아입구'(脫亞入歐)를 기치로 동아시아 패권국을 주장해 온 모국에 맞서 그는 아시아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조선 문학에 눈을 돌린 그를 가장 먼저 사로잡은 건 서정성과 함께 역사성을 담아낸 윤동주의 시였다.
1985년 조선족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연변에서 일 년간 체류하던 그는 40여년 동안 고향 룽징(龍井)언덕에 방치됐던 시인 윤동주의 묘비를 발견해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다.
마스오는 이후 유족이 보관하고 있던 시인의 자필 원고를 열람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는 자필 원고를 출간하고 싶었지만, 유족들은 "한국 사람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일본인이 출판할 수 있게 하겠냐"면서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기다린 시간이 10년. 1999년 그는 마침내 유족의 허락을 구해 '사진판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을 출판한다. 오무라가 기다린 10년 동안 윤동주 시인의 자필 원고를 보겠다고 나선 한국인 학자는 없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 근·현대 문학 전문가인 그는 윤동주 관련 논문과 책을 10편 넘게 냈다. 2018년엔 한국문학번역상을, 지난해엔 연세대 용재학술상을 받았다.
한국문학번역상은 오무라가 한국 정부로부터 처음으로 받은 상이었다. 그는 당시 "한국 정부에서 주는 상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쁘고 영광"이라며 "한국과 중국 문학을 계속 번역하고 있지만, 일본에서 잘 팔리진 않는다. 하지만 책을 팔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고, 10년, 혹은 100년 후에라도 내가 낸 책들을 바탕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는 신념 아래 지금까지 작업해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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