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나경원, 저와 비슷한 경험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과 여당 의원들의 파상공세와 관련해 “제가 겪은 경험이랑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20일 말했다.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선 “안철수 대표가 올라가는 상황이 되면 그것도 모른다”고 했다. 당이 전당대회 룰을 전격 변경한 것이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우크라이나 간다고 했을 때 저는 어느 누구한테도 우크라이나에 가지 말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당시 누가 언론에다가 ‘(이준석이) 가지 말라는 데에 갔다’고 그랬다”며 “공교롭게도 한 여섯달 지나, (나 전 의원이) 저출산 대책 발표를 했더니만 ‘그거 하지 말라고 했다’ 이러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시감이 있다”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방식이라든지, 아니면 그 윤핵관을 지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나 전 의원에 대해 제기된 ‘빌딩 투기’ 등 의혹에 대해선 “나 전 의원이 과거 장관직이나 이런 것을 검토하면서 인사 검증 자료를 제출한 게 있다면, 그 자료를 바탕으로 지금 나 전 의원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면 그건 정치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인사 검증을 하면서 봤던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나중에 그 사람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이번 정부의 인재난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전 대표는 다음 당대표 선거와 관련해선 “결선투표에서 당신들이 만들어놓은 제도 때문에 골치 아플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당대회 룰을 ‘당원 100% 투표’와 ‘결선투표’로 전격 변경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당시 룰 개정 작업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고 ‘친윤(석열)’ 의원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결선투표에 가서는, 1대1 구도에서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만약 나경원 의원을 완전 주저앉히고 안철수 대표가 올라가는 상황이 되면 그것도 모른다”며 안 의원에게도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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