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이 제안한 ‘간소한 차례상’…“가족갈등 없애는 것이 목표” [플랫]

플랫팀 기자 2023. 1. 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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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백서 등 예법 문헌에 없는 표현
“과일 종류 무관”…간소화 강조

설 명절을 앞두고 성균관이 차례를 간소하게 지내고 두 손을 모아 절을 하는 올바른 세배법을 안내했다. 또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는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으며 기름에 지진 음식은 꼭 차례상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이하 성균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성균관이 제시한 차례상은 송편이 떡국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추석과 똑같다. 예시로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잔), 과일 4종 등 9가지 음식을 올린 차례상을 보기로 제시했다.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으니 4~6가지를 편하게 놓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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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백서(紅東白西:제사상에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일)’나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밤·배·감)’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이라고 했다. 지난해 추석 선보인 과일도 예시일 뿐 특정 과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성균관 관계자는 재차 강조했다.

특히 명절이면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성균관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며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밝혔다.

성균관은 세배 인사법도 안내했다.

어른이 먼저 바르게 앉은 뒤에 공수 자세를 취한 후 몸을 굽혀 절을 하면 된다. 공수는 두 손을 배꼽 높이에서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로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도록 포갠다. 공수를 한 상태에서 몸을 굽혀 손을 바닥에 대고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순으로 바닥에 닿게 한 후 손등에 닿을 듯 말 듯 하게 머리를 숙인다. 일어설 때는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왼쪽 무릎을 세워 일어난 뒤 고개를 약간 숙여 인사하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장은 “방석에 무릎이 닿는 것이지 방석을 발로 밟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균관이 이번에 제안한 것은 명절 약식 제사인 차례에 관한 내용이며 오는 9월 시대 흐름에 맞춰 정식 제사를 어떻게 할지 발표한다.

최 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차례상에 ‘이것 올려도 되느냐, 저것도 올려도 되느냐’고 묻는데 간소화·표준화해 발표한 것이니 이것을 기준으로 가족과 상의해서 하면 된다”며 “가족 간 갈등을 없애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종교 문제로 제사에 갈등이 생기는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종교에서 나름대로 조상을 숭배하는 의식을 진행하고 있으니 가정환경에 따라서 논의해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임지선 기자 vision@khan.kr

플랫팀 기자 areumlee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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