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설 연휴인데 또 불"…구룡마을 주민들 "더 속상하고 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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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화재가 연중행사예요. 작년에도 크게 났고요.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설 연휴를 앞두고 이렇게 돼서 더 속상하고 서러워요."
20일 오전 발생한 구룡마을 화재 현장에서 만난 80대 주민 홍모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홍씨는 "여기는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또 불이 났다"며 "해마다 화재를 겪어야 하는 애환 속에 살고 있다"고 낙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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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캐한 냄새·회색 연기…"전화 받고 바로 뛰쳐나와"
(서울=뉴스1) 김동규 한병찬 기자 = "여기서는 화재가 연중행사예요. 작년에도 크게 났고요.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설 연휴를 앞두고 이렇게 돼서 더 속상하고 서러워요."
20일 오전 발생한 구룡마을 화재 현장에서 만난 80대 주민 홍모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홍씨는 "여기는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또 불이 났다"며 "해마다 화재를 겪어야 하는 애환 속에 살고 있다"고 낙담했다.
이날 오전 8시50분쯤 구룡마을 입구에서는 불에 탄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가파른 골목을 따라 올라서자 마을회관 앞에 주민, 경찰, 군인, 구청직원, 취재진이 섞여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인근 대모산 바로 앞에서는 여전히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지만 불길이 약해진 탓인지 현장 접근을 못 할 정도로 눈이 따갑지는 않았다.
홍씨는 "누군가 연탄을 버리다가 불이 난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어제 집집마다 기름을 나눠줬는데 거기로 불길이 옮겨 화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는 집집마다 비닐, 판자가 있는데 그런 것으로 옮겨 붙고 바람까지 불면 순식간에 불길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화재 직후 대피상황도 전했다. 홍씨는 "불났다고 전화가 와 급하게 뛰쳐나왔다"며 "밖으로 뛰어나오고 보니 실제로 화재가 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구룡마을 일대는 극심한 교통정체를 보였다. 오전 8시40분쯤 구룡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평일 출근길에도 항상 차가 막히는 곳인데 불까지 났으니 오늘은 더 심하다"며 "명절 전날 차가 많이 나와 그런지 직진 신호가 나왔는데도 꼼짝을 안한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화재는 오전 6시27분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6지구까지 옮겨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 약 500명이 자력대피했지만 20가구가 피해를 입고 이재민 29명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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