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멸종 위기’ 저어새, 겨울 나려 ‘우샤인볼트’보다 빨리 1000여km 비행

2023. 1. 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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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인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겨울나기 이동 경로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그간 여름 철새인 저어새 성조(어른새)가 중국과 대만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은 널리 알려졌었지만, 정확한 이동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 결과 저어세 가족들은 서남해안 연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겨울을 나기 위해 부모와 자식이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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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가족 월동지 경로 첫 확인
부모·자식 각자 이동…중국·대만으로
이동 경로는 교육 아닌 스스로 체득
전남 영광 칠산도의 저어새 번식지.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멸종위기인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겨울나기 이동 경로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해안에서 먹이를 찾던 저어새는 겨울을 나기 위해 우샤인볼트 보다 빠른 속도로 1000km 날아 중국이나 대만 등지에서 겨울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가족이라도 부부와 자식이 같이 움직이지 않고, 이동 경로 역시 부모새가 자식새에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체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 영광 칠산도에서 번식에 성공한 천연기념물 저어새 세 가족의 겨울나기 이동 경로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그간 저어새 이동경로는 번식한 유조(아기새)를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가족 단위로 진행됐다. 그간 여름 철새인 저어새 성조(어른새)가 중국과 대만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은 널리 알려졌었지만, 정확한 이동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위치 추적기를 부착한 어른 저어새.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연구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저어새 세 가족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방사한 후 지난해 10월 초부터 11월 초 사이에 겨울나기를 위해 이동하는 각 개체들의 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어세 가족들은 서남해안 연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겨울을 나기 위해 부모와 자식이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모 중 수컷 세 마리는 평균 시속 50km의 속력으로 약 1624km를 비행해 대만에 도착했다. 우샤인볼트가 순간 최고 시속이 37~42km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비행을 하는 셈이다. 자식새 5마리 중 4마리도 평균 시속 47km로 약 967km를 날아 중국에 도착했다. 나머지 1마리는 51km의 속도로 1379km를 비행해 대만에 당도했다.

부모나 자식새 모두 비슷한 지역에서 겨울나긴 했지만, 이동경로는 달랐다. 즉 저어새 자식들은 부모로부터 함께 이동하면서 겨울나기 이동경로를 교육받지 않고, 장거리 이동에 특화된 이동경로를 스스로 학습해 부모와 다른 경로로 이동하고 있었다.

국립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저어새는 전 세계에 3940여 마리만 생존하는, 멸종위기 보호종”이라며 “저어새와 번식지를 함께 보존하기 위해 번식지인 전남 영광 칠산도 뿐 아니라 저어새가 겨울을 나는 중국이나 대만 월동지에도 현지 조사단을 구성해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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