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집 논란' 실천문학 "사과한다"며 "출판 자유"

2023. 1. 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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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논란이 제기된 고은 시인의 시집을 출간해 비판을 받고 있는 실천문학사가 사과하며 시집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간) 배경에는 자연인이면 누구도 가지는 헌법적 기본권으로서의 출판의 자유와 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 사이의 태생적 인연이 있었다. 그러나 출판 의도와는 다르게 시집은 현재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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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성추문 논란이 제기된 고은 시인의 시집을 출간해 비판을 받고 있는 실천문학사가 사과하며 시집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은 시인 시집 출간은 '출판의 자유'라며 공급 재개의 여지를 남겼다.

윤한룡 실천문학사 대표는 연합뉴스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이번 사태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출판사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시집 간행 전 충분히 중지를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시집 출판을 결정한 점과 '실천문학' 2022년 겨울호에 게재된 '김성동 선생 추모 특집'(고은 시인의 추모시) 건에 대해 사전에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구효서 주간님과 편집자문위원들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실천문학사와 여러 인연을 맺어온 이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지난 17일부터 시집 공급을 중단했으며 계간지 '실천문학'도 원고 청탁이 끝난 2023년 봄호까지만 정상 발간한 뒤 "자숙의 의미로 올해 말까지 휴간 기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다만 고은 시인 시집 '무의 노래' 출간은 '출판의 자유'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출간) 배경에는 자연인이면 누구도 가지는 헌법적 기본권으로서의 출판의 자유와 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 사이의 태생적 인연이 있었다. 그러나 출판 의도와는 다르게 시집은 현재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그러면서 "공급 중단은 여론의 압력에 출판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공급 재개의 여지도 남겼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2017년 최 시인의 시 '괴물'을 통해 점화됐다. 해당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En선생의 시는 '똥물'이라며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이라고 썼다.

고은 시인은 2018년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고, 이후 최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했으며,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아 최 시인 승소가 확정됐다.

그러나 고은 시인이 최근 실천문학사에서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함께 펴내면서 '사과 없는 문단 복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전날 '실천문학' 편집자문위원인 이승하 시인은 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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