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냐 ‘강행’이냐…기로에 선 나경원

“尹대통령에 사과는 오보…여전히 전의에 불타고 있다”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3‧8 전당대회 출마의 기로에 섰다. 20일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 공개 사과를 하거나, 반대로 최종 출마 의지를 굳힐지 여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나 전 의원을 돕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공개 사과 여부와 관련해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는 있었는데 결정된 바는 없다. 이날 더 생각하고 최종적으로는 나 전 의원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중한 사과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본인의 정치적 입지와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말씀을 못 드리겠다. 나 전 의원 본인의 고독하고 신중한 결단에 의해 이뤄질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이 '해임은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날 SNS를 통해 사과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이에 나 전 의원 측은, 논의된 바 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에 '오보'라는 입장을 냈다.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에 공개 사과 한다면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접는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나 전 의원을 질타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면서 입지가 휘청거렸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나 전 의원 측은 여전히 "전의에 불타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기간 정치 역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면서 "대통령이 귀국하면 보수의 상징적 장소, 보수의 전사로서 대통령을 잘 모시고 국정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고 또 차기 재집권까지의 초석을 깔 수 있는 상징적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 본인은 침잠(沈潛) 모드를 이어가는 중이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며칠간 제 지난 정치 여정에 관해 생각해보고 뒤돌아보고 있다. (출마 여부와 관련한) 생각을 정리해 곧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