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가계부채 연체 폭탄 걱정 속 대출 문턱은 낮춘다?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가계부채는 1,900조에 다가서고 있고, 자영업자 대출도 사상 첫 1,000조를 넘겼습니다. 게다가 금리가 높아 각종 대출의 연체 폭탄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부담을 줄이겠다며 시중 은행들을 압박해 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의 여파는 어떨지, 또 적절한지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과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명절 앞두고 마음이 좀 무겁네요. 빚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가계대출이 최근에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습니다마는 가계부채가 현재 1900조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굉장히 큰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으니까 이거는 안도를 해야 하는 상황인지, 아니면 전체 규모를 봤을 때 여전히 위험한 건지 궁금합니다.
[홍기빈]
가계대출 규모가 큰 건 맞습니다. 우리 전체 경제의 균형으로 봤을 때요. 하지만 우리가 전체 규모보다 더 주목을 해서 봐야 되는 것은 상환능력이에요. 상환능력이 유지가 되는 한 사실 절대적인 크기는 크게 걱정할 바는 아닌데요. 이번에 우리가 좀 걱정이 되는 것은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또 중요합니다. 이게 갑자기 많이 늘어난다고 하면 위험신도가 되고 왜냐하면 상환능력하고 모순될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번에 나온 발표를 보면 상환대출 규모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라는 것.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 감소세로 조금 돌아섰습니다마는. 속도 부분이 문제가 있고요. 그다음에 오늘하고 어제 나온 발표를 보면 가계대출하고 특히 신용대출 부분에서 연체율이 지금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 한 4년 동안 연체율 추세는 계속 내려가는, 감소하는 추세였는데 최근 들어서 한두 달 사이에 이게 증가하는 추세로 돌아섰어요. 그러니까 이게 금방 멈출 것 같지는 않고 당분간 연체율이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될 거기 때문에 대출의 증가 속도하고 연체율, 이 두 가지를 보셔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감소세로 어쨌든 전체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부분은 조금 안도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앵커]
감소세가 줄었다는 것은 일단 여윳돈이 생기고 여유가 되는대로 빚을 갚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거죠?
[홍기빈]
그렇기도 하고 이게 신규 대출이 줄어든 거겠죠. 그러니까 지금 같은 경우에 부동산에 투자를 한다든가 하는 게 기대수익률하고 이자율을 비교하면 그렇게 좋은 장사가 아니다, 이렇게 판단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앵커]
그러면 가계부채 규모가 일단 커진 것은 이른바 내 집 마련 열풍이 불었던 영끌, 영혼까지 끌어서 내 집 마련하겠다. 이 여파도 있다고 봐야 됩니까?
[홍기빈]
최근에 급격하게 늘어난 부분에 이른바 영끌이라고 하는 부분이 기여한 부분이 있을 텐데요.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규모는 그렇게만 말할 수 없고 10년, 20년 동안 누적된 결과겠죠. 특히 이거는 지난 한 10년, 20년 동안 전 세계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닙니다. 스웨덴도 가계대출이 굉장히 많아졌기 때문에 문제인데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장기적인 부의 저축 수단이라고 하는 게 부동산 말고 딱히 마땅치 않은 그런 국가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특성이 오랫동안 누적된 결과가 가계대출 증가겠죠.
[앵커]
그렇군요. 우려되는 점이 앞서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짚어주셨는데 보니까 이자는 높은데 카드사들은 한도도 줄이고 할부도 없애고 이렇게 하다 보면 사실 돈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은 조금 더 타이트해진다고 해야 될까요?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홍기빈]
지금 카드사 부분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데요. 카드사의 특징이 있습니다. 카드사는 예금을 받지 않잖아요. 그래서 카드사가 대출을 해 주는 자금은 다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꿔 오는 돈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채권시장에서 가져오는 도매상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지금 채권시장 금리가 높아졌잖아요. 이것 때문에 지금 카드사가 대출을 안 하다가 최근에 금리가 낮아졌습니다. 여전채라고 하는데 카드사가 발행하는 등급 높은 3년짜리 채권들이 한 6% 정도 금리에서 지금 한 4.6 이 정도로 낮아졌거든요. 그러니까 대출도 많이 하고 금리도 내려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여기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 4.6%로 갔다 하더라도 작년 이맘때 같은 채권 금리가 한 2% 정도였거든요.
[앵커]
작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2배가 높네요.
[홍기빈]
도매상들 입장에서 보면 지금 이게 원가가 지금 2배나 늘어난 거니까 어려움이 있고요. 또 하나가 지금 우리나라 금리 상단이 20% 이상으로 금리는 매길 수가 없게 돼 있어요. 그런데 지금같이 연체율이 높거나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카드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 그 이상으로 올릴 필요도 있는데 지금 올리지 못하게 돼잖아요. 그러니까 카드사의 답답함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게 풀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결국에는 빚을 갚지 못하게 되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우려해야 되는 상황인 것 같고요. 가계 연체 폭탄 우려가 나오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또 나옵니다. 이러다 보니까 2003년도에 카드빚 대란 사태를 다시 떠올리는 분들도 있어요. 이때와 맞먹는다, 혹은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홍기빈]
저는 아직까지 그렇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그 당시 옛날 카드 대란 사태는 시스템이라든가 불비한 부분들이 있고 우발적으로 터진 부분이 있는데 이번 부분은 좀 충분히 예고된 상황, 작년부터 쭉 예고된 상황이니까 아직은 그렇게까지 숨을 멈추고 바라볼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앵커]
다행이네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홍기빈]
제 얘기가 맞는다면 말입니다.
[앵커]
금융당국은 일단 압박했습니다. 너무 다들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니까 시중은행들을 압박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시중은행들은 연체이자율도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인하하기 시작한 분위기예요. 숨통이 좀 트일까요?
[홍기빈]
적지 않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지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한 1% 안팎으로 내린 것 같아요, 1% 안팎으로. 그다음에 우대금리 부분들도 확장을 하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완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이 원인을 보자면 우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채권시장이 안정이 되면서 코픽스라든가 이런 부분이서 조금 떨어지는 게 있고 이게 영향을 주고 또 하나는 금융감독원의 이복현 원장님이 지금 은행들이 이걸 낮춰야 된다라고 하는 얘기들을 강한 압력을 넣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아무래도 부동산 시장이나 부동산 PF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 때문에 정부의 정책 조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가계 빚 많아져서 걱정된다라고 저희가 얘기를 했는데 은행들의 이런 조치, 혹은 금융당국의 이런 압박이 혹시나 대출 규모를 더 키우는 게 아닌가, 위험하지 않냐 이런 지적도 오고 있어서요.
[홍기빈]
그건 항상 나올 수 있는 지적인데요.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지금 올해 국면이라고 하는 게 작년에 미국발의 금리 상승이 있었잖아요. 이걸 영어 표현으로 목이 부러질 정도의 속도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앵커]
너무 가팔라서?
[홍기빈]
작년 같은 경우에는 시장이 너무 역동적이고 자금이 너무 흘렀기 때문에 외환 환율이 불안정했잖아요. 이때는 다른 도리가 있기 힘듭니다. 우리도 계속 따라가는 수밖에 없는데 올해 같은 경우에는 금리 상승 속도도 좀 줄어들 수 있으니까 숨고르기를 하면서 장기전에 대비를 하면서 체력을 강화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 특히 가계대출 부분이라든가 기업대출 부분도 그렇고 이런 취약한 부분이나 힘든 부분에 대해서 정비를 하고 하는 그런 조치는 저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제 다시 기업 얘기로 넘어가서요, 빚을 쭉 봤더니 가계 빚만 많은 게 아니라 기업 부채도 상당하더라고요. 2021년이랑 2022년 비교했더니 1년 만에 이자 부담이 32조 원가량이 증가했대요. 기업의 이자 부담이. 이건 위험한 수준인가요?
[홍기빈]
상대적인 거겠죠. 그러니까 기업이 수익이 괜찮다라고 한다면 그게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으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상환능력이 문제거든요. 그런데 지금 경기 자체도 좋지 않고 수출도 잘 되지 않는 상황이다라고 하면, 다시 말해서 수익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되면 적게 늘어난다 하더라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아직은 어떻게 판단하기는 힘든 상황이고 들려오는 얘기로는 기업들의 고통은 굉장히 크다라고 하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까 업계에서는 산업 생태계를 죽이면 안 된다. 살리기 위해서 대출 만기 연장이나 고정금리 대출 상품 같은 이런 특단의 대책이나 상품 개발이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요구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지금 이게 적절한 수준 조치입니까?
[홍기빈]
기업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요구고요. 저는 좀 더 다른 걸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은데 기업이 이자 부담이 늘어났을 경우에 이게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위험입니다. 이자 부담은 당연히 비용이거든요. 그러면 기업들 입장에서 이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면서 이윤이 줄거나 심지어는 마이너스로 돌거나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경우들이 있어요. 특히 가격 결정력이 큰 힘이 센 기업들 같은 경우에 이렇게 되는데 그러면 부담이 사실은 소비자들한테 돌아온다. 얼마 전에 노벨경제학자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도 거의 비슷한 지적을 했었는데 기업이 계속 높은 이자 부담에 시달리면 물가로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물가가 오른다는 얘기인데 사실 그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너무 오르니까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게 되잖아요. 이렇게 되면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홍기빈]
경기침체가 더 악화되겠죠.
[앵커]
그래서 카드사나 캐피털 회사 이런 데서는 기업 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고 해요. 돈을 안 빌려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금리가 높은 시대에는 당연한 조치일 수 있겠습니다마는 지금 당장으로는 자금이 흐르지 않으면, 그러니까 혈관이 막히면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체력이 부족하거나 약한 기업들에게는 큰 타격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떻게 보세요?
[홍기빈]
그래서 아까 우리가 언급했었던 은행이 대출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 있죠, 이게 적절하다고 보이는데 지난 1년 동안 나타난 현상이 자금이 금융권 전체에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있는데 하도 불확실하고 위험하다 보니까 은행 쪽으로 쫙 몰렸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2금융권이라든가 카드사처럼 주변에 있는 경우에는 자금이 부족할 수 있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은행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지금 예금도 한 100조 넘게 많이 들어왔거든요. 이 돈을 갖다가 좀 더 과감하게 기업대출을 늘리는 쪽으로 하는 것도 더 추가적으로 해야 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은행에서는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보시는 거고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 대출이 느는 것도 부담이고 대출을 옥죄는 것도 부담인 것 같아요. 그러면 정부, 금융당국에서는 어떤 대책을 내놓는 게 이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까?
[홍기빈]
뜨겁지도 말아야 되고 차갑지도 말아야 된다. 어려운 주문인데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시간적인 국면을 잘 봐야 됩니다. 지금 작년에는 우리가 정신없이 환율이라든가 이런 걸 따라가기 위한 국면이었는데 이제 숨고르기 국면을 생각해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주의해야 될 게 단기적으로 부채 문제를 바라볼 때 단기적으로 숫자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 주체들의 상황능력이 줄어들지 않고 점점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안전한 부채 관리 방식인데 때에 따라 달라집니다마는 저는 올해의 경우에는 정부는 고금리라는 힘든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이 죽지 않고 상환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방향이 올해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중요한 것은 100m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홍기빈]
그러니까 물도 좀 마시고 호흡도 해 두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을게요. 지금까지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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