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백골 시신 방치한 40대 검찰 송치

어머니 시신을 장기간 집에 방치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지난 1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연금을 받을 목적으로 어머니의 시신을 수년간 방치한 혐의를 받는 40대가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A씨(40대)를 사체유기, 노인복지법상 방임, 국민연금법·기초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이 사는 인천 남동구 간석동 빌라에서 숨진 어머니 B씨(79)의 시신을 장기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일기장에 “어머니가 2020년 8월 사망했다”고 적었다.

A씨는 B씨 몫의 기초연금 30만원과 국민연금 20만∼30만원을 받아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어머니 사망 후 A씨가 수령한 연금은 1500만원 정도다.

경찰은 또 A씨가 당뇨병 등으로 인해 거동이 어려웠던 어머니를 생존 당시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등 방임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B씨의 진료 기록 등을 확인해 A씨의 방임 행위 정황을 확인했고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노인복지법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기본적인 보호나 치료를 소홀히 하는 보호자의 방임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A씨는 B씨의 자녀 6남매 중 셋째로, 인천 간석동 빌라에서는 어머니와 둘이 살았다. 경찰은 숨진 어머니의 핸드폰도 A씨가 갖고 있었다며, 통화내역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찾아왔는데 함께 사는 언니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A씨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백골 상태인 B씨 시신을 발견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