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 판도 바뀌었다…`닥공`서 `실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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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튀르키에 공장 설립을 사실상 철회한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배터리 업체들이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보다 세계적인 전동화 흐름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배터리 판매자에게 유리한 셀러스 마켓으로 전환하고 있어 배터리 업체의 수주 계약이 더 유리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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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튀르키에 공장 설립을 사실상 철회한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배터리 업체들이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십조원에 이르는 수주물량을 이미 확보한 만큼 이제 유리한 위치에서 합작 협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배터리업체인 판매자가 주도권을 쥐는 '셀러스 마켓'으로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포드, 코치와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에 연간 30~4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이차전지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주량은 지난해 초반과 같이 수주 잔고가 60%씩 늘어나지는 않고 있는 등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SK온이 현대차와 미국 합작법인을 추진하는 등 증설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로 2조8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만큼 튀르키예 투자 예정 금액인 최대 1조6000억원 규모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그보다 세계적인 전동화 흐름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배터리 판매자에게 유리한 셀러스 마켓으로 전환하고 있어 배터리 업체의 수주 계약이 더 유리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이미 최대한의 증설이 결정된 상황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만큼 한국 배터리 업체로서는 북미 지역을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 내 이차전지 수요는 지난해 64GWh에서 2025년 453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러스 마켓이 가능한 배경에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수주잔고가 2030년까지 이미 꽉 차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한 예로, SK온이 고객사로부터 확보한 수주잔고는 1600GWh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0조원 규모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체들이 유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SK온의 튀르키예 투자 취소를 자금 부족보다는 투자 재분배로 해석해야 하며, (튀르키예의) 수익성이 우수했다면 (SK온의) 투자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업계에서 투자 계획에 더 신중한 재검토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며 "SK온만의 사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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