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투자유치·글로벌CEO 교류…尹대통령, ‘역대급’ 경제외교 성과

2023. 1. 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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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박8일 UAE·스위스 순방 마무리…“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
300억달러 투자 유치·48개 MOU…“역대 UAE 순방 최대 성과”
풍력터빈 1위 베스타스 포함, 다보스포럼서도 8억달러 투자유치
‘韓 1호 영업사원’ 자처하며 글로벌 CEO에 ‘코리아세일즈’ 주력
경제 정상외교 성과에도 ‘이란=UAE 적’ 발언은 외교 갈등 불씨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단독 특별연설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이번 정상 특별연설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9년 만에 대면으로 이뤄졌다. [연합]

[헤럴드경제(취리히)=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에 초점을 맞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앞선 세차례 순방이 주로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중·일 등과 연쇄회동 하는 등 다자외교에 집중했다면, 이번 UAE·스위스 순방은 철저하게 ‘경제 외교 성과’에 방점을 찍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총 308억달러(약 40조)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가 하면, UAE와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교류·소통하며 한국 시장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17일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UAE를 국빈 방문하고, 17~19일에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코리아 세일즈’에 나섰다. 다보스포럼에서는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9년 만에 대면 단독 특별연설을 진행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첫째, 둘째, 셋째도 경제에 초점을 맞춘 정상 경제외교를 통해 실질적 투자 유치 성과를 도출했다”고 자평했다.

구체적으로는 UAE 국빈 방문에서 300억달러 투자 유치, 48개 양해각서(MOU), 원자력발전 추가 협력 및 제3국 원전시장 공동진출 합의 등을 이끌어내는 등 역대 UAE 순방 중 최대 규모 성과를 도출했다.

이 수석은 “UAE 국빈 방문을 통해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UAE와 전방위적으로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며 “처음으로 101개 경제사절단이 동행해서 기업과 함께하는 경제 중심의 정상외교를 진행했”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UAE는 에너지, 방산 등 전통적 협력 분야에서 나아가 수소, 바이오, 스마트팜, 디지털 전환, 메타버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하는 등 협력 고도화·다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UAE에 이어 스위스 다보스에서도 경제 외교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 베스타스의 3억달러 투자를 포함해 머크(Merck), 노바티스(Nocartis) 등 총 8억달러의 대(對)한국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베스타스는 한국에 3억달러를 들여 풍력터빈 제조 공장을 설립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도 기존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또, 머크, 노바티스 CEO도 한국에 대한 5억달러 규모의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스위스 순방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정상으로서 9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대면으로 참석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위상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단독 특별연설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경제적 번영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기후 위기 대응 및 에너지 확보를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보건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저희와 번영에 기여하는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협력과 연대의 길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베스타스 투자신고식'에서 헨릭 앤더슨 베스타스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핵심인사들과 교류, 소통하며 한국시장의 경쟁력과 미래비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은) 글로벌 CEO 오찬 간담회에서는 15개 세계적 기업의 CEO들을 대상으로 우리 정부의 시장 중심, 경제 중심 기조와 규제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내외 인사 약 300여 명이 참석한 ‘한국의 밤(Korea Night)’에서는 기후 위기, 디지털 격차 등 인류가 당면한 과제 해결을 위한, 이른바 부산 이니셔티브, 즉 한국의 강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을 전개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UAE·스위스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아인슈타인, 폰 노이만 등 유명 과학자를 배출한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을 방문해 양자분야 세계 석학들과 양자기술이 나아가야 될 방향과 연구개발, 국제 협력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연합]

다만, ‘역대급’ 경제외교 성과에도 ‘이란은 UAE의 적’ 발언으로 한-이란 관계에 갈등의 불씨를 남긴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현지 파병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이란 측은 주한대사관을 통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이란 외교부는 윤강현 주이란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 외교부 역시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우리 정부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아크부대 장병들에게 UAE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말씀이셨고, 한-이란 관계와는 무관하다”며 “다소 이란 측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오해가 풀린다면 정상화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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