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2인자도 ECB 수장도 “인플레 아직 높다”...금리 인하 전환 기대에 찬물

정미하 기자 2023. 1. 2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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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당초 우려보다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중앙은행 수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은 만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금리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2인자인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 은행(ECB) 총재는 19일(현지 시각) 올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통화 긴축 정책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들어 누그러졌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다”며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확실히 되돌리기 위해 당분간 긴축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하던 방향을 유지하겠다(stay the course)”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2인자인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 AP=연합뉴스

다만, 인플레이션 전망 자체에 대해선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총수요가 줄어들면서 심각한 실업 없이도 지속적인 노동 시장 둔화와 물가상승률 감소가 가능해졌다”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올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9일 다보스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도록 충분히 오랫동안 현재 코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금리 인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투자자들에게 입장을 수정하라고 조언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규모를 줄일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시장에선 중앙은행이 결국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시장의 기대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요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ECB 금리결정위원회 위원 역시 18일, 다보스 포럼에서 “ECB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올여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역시 “일정 속도로 여러 번에 걸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해 10월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고치인 10.6%를 기록하자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금리를 총 2.5%포인트 인상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개월 동안 하락했지만, 식품 및 에너지 가격 변동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이 5.2%로 전년(5.0%)보다 상승한 것을 근거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핵심 인플레이션이 ECB를 안심시키는 수준이 되려면 앞으로 몇 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 은행(ECB) 총재. / 로이터=연합뉴스

여기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일시적이며, 시장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CNBC와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기준금리가 5%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이 전망하는 향후 금리 수준을 표시한 도표)에 제시된 올해 말 예상 금리는 5.1%(5.0∼5.25%)다. 하지만 다이먼 CEO는 실제 최종 금리는 이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물가 급등세가 다소 진정된 것은 유가 하락과 최근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한 중국의 경기 둔화 덕분이지만, 이러한 요인은 한시적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다이먼 CEO는 “우리는 그동안 중국의 경기 둔화라는 혜택, 다소 내려간 유가의 혜택을 누렸다”며 “내 생각에 유가는 향후 10년간 올라갈 것이고, 중국은 더 이상 물가하락 요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연준 내 매파(기준 금리 인상 선호)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5.25% 이상의 최종금리를 전망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수치에 일부 투자자는 금리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에 베팅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연준과 ECB가 언제 금리 인상을 멈추는 신호를 줄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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