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 때 남부 마른장마, ‘강수량 차’ 50년새 가장 컸다

기민도 2023. 1. 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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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2022년 기후 분석 결과’ 발표
11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 역대 가장 높은데
12월 전국 평균 기온은 네번째로 추워
지난해 11월23일 오후 전남 완도군 금일읍 금일저수지(상수원)가 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전남/연합뉴스

지난해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강수량 차이가 1973년 이래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초겨울인 11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16.5도로 역대 가장 높았고, 다음달인 12월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4도로 역대 네번째로 추운 날씨로 기록됐다. 11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11월 전국에서 기록된 일 최고기온들의 평균이고, 12월 전국 평균기온은 12월 전국에서 기록된 일평균기온의 평균을 의미한다.

기상청은 기후변화 영향 아래 계절별로 이상기후 현상이 두루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2022년 기후 분석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전국 연 강수량은 1150.4㎜로 평년(1193.2~1444.0㎜) 대비 86.7%로 적었다(37위·1973년부터 2022년까지 50개 중의 순위)고 밝혔다. 1월부터 봄철까지(1월1일~5월31일)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강수량이 160.9㎜로 매우 적었고(하위 2위), 장마철 강수량(285.9㎜)도 평년(295.4~ 384.8㎜)보다 적어 연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특히 1월과 5월은 1973년 이래 강수량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연 누적/여름철 강수량은 중부지방 1454.7㎜/941.3㎜, 남부지방 922.2㎜/483.3㎜로 집계됐다. 여름철에 주로 중부지방에서 정체전선이 활성화되어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의 강수량 차이는 458.0㎜로 연간 차이(532.5㎜)의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부지방 집중호우 기간(8월8일∼11일) 누적 강수량은 양평 622.2㎜, 서울 동작구 577.5㎜를 기록했다. 반면 남부지방에서도 광주·전남지역 연 강수량은 854.5㎜로 역대 세 번째로 적은 기록이다.

지난해 전국 연평균기온은 12.9도(9위)로 평년보다 0.4도 높았다. 기상청은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다섯 번째로 높았던 가운데, 우리나라는 봄철과 초여름 강한 햇볕과 따뜻한 남서풍의 유입으로 기온이 매우 높아 평년보다 높은 연평균기온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폭염일 수는 10.6일로 평년대비 0.4일 적은 24위를 기록했고, 열대야일 수는 13.2일로 평년대비 6.6일 많은 4위로 나타났다.

기상청의 ‘2022년 시기별 주요 기후 특성’을 보면, 1월 전국 강수량은 2.6㎜로 평년(17.4~26.8㎜) 대비 10.8%로 하위 1위를 기록했고, 전국 62개 지점 중 1월 강수량이 0.0㎜인 지점은 대구, 진주, 여수 등 총 13곳이었다. 5월에도 기압골이 주로 북편 하면서 저기압의 영향이 적었고, 수렴역(공기가 모여드는 지역)이 활성화되지 않아 강수량, 강수일수, 상대습도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5월 강수량, 강수일수, 상대습도(평년대비)는 각각 5.8㎜(-96.3㎜), 3.3일(-5.4일), 57%(-8%p)를 나타냈다.

봄철(3월~5월)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은 가운데 맑은 날이 많고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 봄철 전국 평균기온은 13.2도(평년대비 +1.3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여름철 전반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해 덥고 습한 바람이 자주 불어 6월 평균기온은 22.4도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고, 서울, 수원, 춘천 등 15개 지점에서는 1973년 이래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열대야는 밤(18:01~익일 09:00)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이다.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20년 만의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지난해 9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특히 9월6일은 태풍과 근접한 동해안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2022년 9월 6일 포항 일강수량은 342.4㎜(포항 9월 일강수량 극값 2위)를 기록했다.

큰 추위 없이 늦가을 날씨가 이어졌던 지난해 11월21일 오후 얼음이 든 커피음료를 손에 든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초겨울에는 따뜻한 날씨를 보였고, 12월에는 한파가 닥쳤다. 11월 찬 대륙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하고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는 가운데 특히 낮 기온이 크게 올라 11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16.5도(평년대비 +2.9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11월 전국 평균기온은 9.6도(평년대비 +2.0도)로 역대 4위를 기록했다.

12월은 전반적으로 찬 기압골이 우리나라 북쪽에서 폭넓게 형성된 가운데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4도(평년대비 -2.5도)로 하위 4위를 기록하며 매우 추웠다. 서울의 한강은 평년보다 16일 이른 12월25일에 첫 결빙이 관측되기도 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2년은 인도·파키스탄의 폭우, 북미 폭설, 대만 한파 등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빈발했던 해였다”며 “우리나라 또한 중부지방의 집중호우, 남부지방의 적은 강수량 그리고 동해안에는 역대급 태풍의 영향으로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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