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일병 구하기, 심폐소생은 성공했지만…[핫이슈]

이은아 기자(lea@mk.co.kr) 2023. 1. 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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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둔촌주공 매물을 접수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01.05 [박형기 기자]
70% 안팎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계약률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이라는 의견과, 1000채가 넘는 미분양이 남았다는 점에서 실패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 알려진 계약률이 공식 발표된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계약률은 70%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하는 시각도 있다.

둔촌주공 계약률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자금 시장의 경색 때문이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다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에 문제가 생겨 금융시장에 연쇄 파장을 불러올 수 있었다. 제2의 레고랜드 사태 공포가 엄습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은 ‘둔촌주공 일병 살리기’라고 평가받았을 정도로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둔촌주공에 선사했다. 서울 서초·강남·송파·용산구 등 네 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해제됐다. 전매제한도 축소됐다. 분양가 12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둔촌주공은 규제 완화로 전용면적 84㎡까지 대출이 가능해졌고, 전매제한 기간도 8년에서 1년으로 줄었고 실거주 의무 요건도 사라졌다.

덕분에 당초 미분양이 우려됐던 둔촌주공 계약률은 70%에 육박했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선방이라는 쪽에 모아지고 있다. 29~49㎡ 등 소형평수가 50% 계약률에 그쳤지만,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59㎡는 80% 이상 계약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예비당첨자, 무순위 계약까지 감안하면 평균 계약률 80~90%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75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아, 7231억원 규모의 PF 사업비도 상환할 수 있게 됐다.

둔촌주공아파트 공사현장과 견본주택 [이충우 기자]
우려했던 것처럼 대규모 미분양이 발행하지 않았고, 자금시장 경색도 피했다는 점에서 ‘둔촌주공 일병 살리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분양시장, 나아가 부동산 시장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직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았고, 금리인상도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공포도 여전한 상황이다.

급매물이 소화된 일부 핵심지역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지역이 더 많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힘겨루기의 결론은 금리인상 종료 시점과 추가 대출 규제 완화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은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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