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의치·레닌 피부… ‘신체’로 본 역사[북리뷰]

박경일 2023. 1. 2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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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그라나다와 캐나다 토론토.

지구의 반대쪽에서 사는 남매 작가가 쓴 이 책은 이 문장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책에는 클레오파트라가 지략가이자 훌륭한 위정자였다거나, 조지 워싱턴이 흑인 노예의 치아로 만든 의치를 썼다거나, 미국 최초의 우주인이 우주복을 입은 채 소변을 봐야 했다는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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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으로 읽는 세계사
캐스린 페트라스 │ 로스 페트라스 지음 │ 박지선 옮김 │ 다산초당

스페인 그라나다와 캐나다 토론토. 지구의 반대쪽에서 사는 남매 작가가 쓴 이 책은 이 문장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 세계의 형세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이 남겼다는 기록 속의 유명한 문장이다. 사소한 사건이 훗날 엄청난 변화를 초래한다는 오늘날의 ‘카오스 이론’과 틀이 같다. 저자의 의문은 단순하다. 진짜 클레오파트라 코가 낮았다면 세상은 달라졌을까. 그건 그렇고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진짜 그렇게 높았을까. 이런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역사책을 뒤지고 기록을 찾고, 예측과 추론을 한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파스칼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것. 코가 높지 않았더라도 그 모든 일을 다 이루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런 방식으로 작가는 이름난 이들의 ‘몸’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굴벽화를 남긴 구석기 시대의 손에서 시작해 부유하지만 인색했던 조지 워싱턴의 싸구려 의치, 영구 안치된 채 100년 가까이 썩지 않는 레닌의 피부 등 몸에 대한 스물일곱 편의 이야기다. 책에는 클레오파트라가 지략가이자 훌륭한 위정자였다거나, 조지 워싱턴이 흑인 노예의 치아로 만든 의치를 썼다거나, 미국 최초의 우주인이 우주복을 입은 채 소변을 봐야 했다는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인물과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가 무겁지 않은 데다 저자 특유의 입담과 유머까지 곁들여져 있어 재미있게 읽힌다. 374쪽, 1만9800원.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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