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돌본 딸 살해한 엄마 집행유예…온 가족 눈물 흘리며 선처 호소

김동현 2023. 1. 2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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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돌봐온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한 60대 어머니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재판장 류경진)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23일 오후 4시30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딸 B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와는 거리가 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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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38년간 돌봐온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한 60대 어머니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재판장 류경진)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23일 오후 4시30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딸 B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30대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0대 친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해 5월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딸에게 범행을 저지른 뒤 본인 역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몇 시간 뒤 아파트를 찾아온 아들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A씨는 뇌 병변 1급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던 B씨를 지난 38년간 극진히 보살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거동은 물론 의사소통조차 힘들었던 B씨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으나 사건 4개월 전 B씨가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아들이자 B씨 남동생은 법정에서 "어머니는 대소변 냄새가 날까 봐 매일 누나를 깨끗하게 닦아주었다"며 "다른 엄마들처럼 누나 머리도 땋아 주고 예쁜 옷만 입혀서 키웠다"고 말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그러면서 "누나가 암 판정을 받자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했다. 누나도 불쌍하고 어머니도 불쌍하다. 저와 아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이때까지 고생하고 망가진 몸을 치료해 주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그날 제가 딸과 같이 갔어야 했는데 너무 미안하다. 버틸 힘이 없었고 60년이면 많이 살았으니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열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와는 거리가 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무리 어머니라고 해도 딸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범행 이전까지 38년간 피해자를 돌봤고 피해자의 장애 정도를 고려하면 많은 희생과 노력이 뒤따랐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이 국가나 사회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롯이 자신들의 책임만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번 사건을 피고인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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