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실태조사 나섰지만…‘의심 현장은 속수무책’

박가영 2023. 1. 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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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앵커]

얼마 전 대구 대규모 개발 현장 곳곳의 토양에서 기준치를 넘는 오염물질이 다량 검출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KBS 보도 이후 해당 지자체가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현장은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박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환경단체 조사결과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금호워터폴리스 개발 현장.

토양전문기관 관계자가 오염 물질이 검출된 지점의 흙을 채취합니다.

환경단체 검사의 신뢰도를 의심하며 검증에 소극적이었던 북구청이, KBS보도 이후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선 겁니다.

오염 의혹이 제기된 대구의 다른 개발 현장 3곳도 담당 구청이 뒤늦게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소영섭/대구 북구청 수질보전팀장 : "기준 초과 했다고 하는 지점 3개 지점에 대해서 시료를 채취 했고요, 결과에 따라서 토양오염 정화까지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제라도 정밀 검증에 나선 건 다행이지만 문제는 시료 분석에 3주나 걸린다는 겁니다.

그때까지 공사는 계속 진행되는 상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토양 오염이 석 달 가까이 무방비로 방치되는 셈입니다.

기준치 이상의 오염물질이 검출된 현장입니다.

환경단체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곳 현장의 토사가 이미 교란됐다고 주장합니다.

[이경율/환경실천연합회장 :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오염토의 교란 행위가 없어야 합니다. 외부에서 반입된 토양과 섞일 수가 있고, 2차적인 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사항들이 제기되기 때문에…."]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 오염이 확인된 현장에 대해선 지자체가 공사를 중지시킬 수 있지만, 의심 현장에 대해선 개입할 근거가 없는 상황.

구리 등 중금속이 포함된 토양이 날릴 경우 이를 호흡하는 작업자들과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김도형/환경규제대응센터장 : "반출 금지라든지 공사중지에 대한 법적 근거는 토양환경보전법상에 없는 거거든요.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행정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근거가 필요할 것 같고…."]

사실로 드러나면 피해가 큰 토양 오염, 의심되는 현장에 대해서도 선제적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김지현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박가영 기자 (go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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