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가 1등 이기는게 야구” 김하성·에드먼 앞세운 한국, WBC 한일전 반전 나올까
[OSEN=길준영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 승리 의지를 다졌다.
한국은 오는 3월 개최되는 WBC에서 14년 만에 본선 토너먼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B조에 편성돼 일본, 호주, 중국, 체코 등과 토너먼트 진출을 두고 겨룬다.
도쿄 라운드에서 가장 팬들의 관심이 모이는 경기는 역시 숙명의 라이벌전인 한일전이다. WBC에서 한국과 일본이 만난 것은 2009년 결승전이 마지막이다. 당시에는 일본이 이치로 스즈키의 연장 10회 결승타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는 2개 대회 연속으로 한국과 일본이 다른 조에 편성됐고 한국이 본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해 한일전이 성사되지 않았다.
오랜만에 성사된 한일전에 팬들의 기대가 크지만 그만큼 한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의 고민도 깊다. 2009년 이후 우승이 없는 일본이 이번 대회에 단단히 벼르고 나오며 최졍예 대표팀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야(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고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사사키 로키(지바롯데) 등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들도 총출동한다.
한국도 처음으로 한국계 메이저리그 선수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을 대표팀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하며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함께 특급 키스톤 콤비를 구성했다. 여기에 최지만(피츠버그)까지 합류한다면 내야진은 메이저리그 선수 3명으로 채울 수 있게 된다. 아쉬운 점은 데인 더닝(텍사스), 미치 화이트(토론토) 등 투수쪽에서 영입을 하려고 했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결국 WBC에 불참하기로 결정했고 한국 최고의 에이스 류현진(토론토)도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지난해 KBO리그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 안우진(키움)도 과거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이력 때문에 대표팀 선발이 불발됐다.
아무래도 투수력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있다보니 전반적인 전망도 일본쪽으로 기우는 추세다. B조 최강팀은 일본, 2위가 한국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강철 감독 역시 첫 경기 호주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첫 경기를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하면 일본전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호주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전력을 아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냉정하게 본다면 호주전에 집중을 하는 것이 맞다. 좋은 투수를 일본전을 위해 아낄 여유는 없을 것 같다”라고 호주전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국은 첫 경기 호주전을 잡는다면 본선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한결 수월해진다. 일본전을 패하더라도 비교적 약팀인 중국과 체코에게 승리를 거두면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호주전에 집중한다는 구상은 실리적인 측면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다만 라이벌전인 일본전을 그냥 포기할 수는 없다. 김하성은 “야구는 꼴찌가 1등을 이길 수도 있는 스포츠다. 선배들이 미국, 일본을 이겼던 기운을 받아서 우리도 이번에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객관적인 전력차가 있더라도 단판 승부의 결과는 알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하성과 에드먼으로 구성된 키스톤 콤비는 한국 대표팀의 가장 강력한 강점이다. 일본 역시 김하성과 에드먼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일본에게 일격을 가한다면 두 선수의 활약이 힘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하성은 “내가 보는 에드먼은 공격, 수비, 주루가 다 되는 선수다. 스위치히터라 타격에서 큰 힘이 되고 주자로도 상대 투수를 흔들수 있다. 수비는 말할 필요가 없다. 골드글러브를 받은 선수다. 확실히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에드먼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강철 감독 역시 “이름만 대면 아는 선수들이 뽑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선수들이 한 경기에 다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투수들은 (투구수 제한 때문에) 끊어서 가야한다”라면서 “우리가 잘하면 재밌는 경기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며 좋은 경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은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과거보다 벌어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도 이번 WBC 결과에 따라 단번에 뒤집힐 수도 있다. 14년 만에 성사된 WBC 한일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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